호모 헌드레드 시대와 주도적 삶

2020년 수명 80세 이상 31개국
유엔 ‘인간 100세 시대’ 정의
지구촌 고령화 고속 ‘한국 초고속’

긴 시간을 어떻게 살까 생각할 때
직장 생활 속 ‘갭이어’ 권유 
긍정 마인드·스스로 신뢰하는 삶

유엔 보고서는 평균수명이 80세를 넘는 국가가 2020년에는 31개국에 달할 것으로 예상하며 이를 ‘호모 헌드레드(Homo hundred·인간 100세) 시대’로 정의했다. 인간 평균 수명 100세가 현실이 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고령화 속도가 빠르지만 한국은 더욱 심하다. 2040년이면 인구 10명당 3명이 노인이라고 할 수 있고, 60대는 노인이라고 부르기 어색할 정도다.

살아가야 할 기간은 점점 길어지는데, 직장에서 퇴직하는 나이는 점점 빨라지고 있다. 최근에는 신입사원도 퇴직을 강요당하고 있다. ‘인생 2모작’은 필수이고, 3모작, 4모작을 해야 100세 시대에 적응하며 살아갈 수 있다. 호모 헌드레드 시대를 살아가기 위해서는 그 긴 시간 동안 어떤 삶을 살고 만들어갈 것인지를 생각하고 장기간에 걸쳐 실행해야 한다. 즉 기존의 ‘직장인 마인드’가 아니라 직장 속에서도 ‘1인 기업가 마인드’가 필요하다.

취업도 어렵지만, 그렇게 힘들게 들어간 직장에서도 언제 회사가 없어질지, 잘릴 지에 두려움을 느끼면서 일을 해야 한다. 과거처럼 직장에서 주어진 일만 열심히 한다고 해서 퇴직 후의 삶이 보장이 되지 않는다.

게다가 우리는 일반적으로 고등학교를 졸업하면, 대학에 들어가고, 대학을 졸업하면 당연히 직장에 들어가야 한다는 암묵적인 틀 속에서 살아왔다. 자신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생각하지도 못한 채 누군가가 정해 놓은 길을 가야하는 것처럼 쫓기듯이. 가끔씩은 자신이 원하는 삶이 무엇인지 스스로에게 묻거나 주변인들에게 고민을 털어놓아도 돌아오는 답은 “자기하고 싶은 일 하는 사람이 얼마나 되냐?” “직장 관두면 어떻게 생활하고, 재취업하려고? 그 일이 미래에 안정적일지 어떻게 알아?”라는 핀잔이나 만류 속에 다시금 기존의 삶을 유지한다.

이러한 사회 분위기이지만 최근에 20~30대 직장인들 사이에선 휴식기를 통해서 자신만의 삶을 찾고자 하는 ‘갭이어(Gap year)족’들이 늘어나고 있다.

원래 ‘갭이어(Gap year)’는 영국에서 대학 진학을 앞둔 학생들이 여행·인턴십·봉사활동 등의 경험을 쌓으면서 자신의 진로와 미래를 탐색하는 기간을 말한다. 반면 국내에서는 20~30대 직장인들이 그동안 쫓기던 삶에서 벗어나서 스스로 직장을 그만 두고, 자신이 원하는 일이 무엇이고, 앞으로 어떤 삶을 살아야 할지를 주도적으로 탐색하는 시간을 갖는다는 점이다.

누구나 일정기간 갭이어를 경험하면 좋겠지만 그럴 수 없다면 직장생활 속에서도 틈틈이 일정한 시간을 자신만의 갭이어를 실천해보는 시간을 만들어나갈 것을 권유한다. 여행을 통해서 자신만의 시간을 가질 수도 있고, 매일 아침 시간을 활용하거나, 주말에 딱 1시간만이라도 걸으면서 생각하는 ‘워킹앤 씽킹(Walking and thinking)’ 시간을 가질 수도 있다. 그러한 자신만의 시간에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자신을 사랑하고 자신을 믿는 긍정적인 신념을 강화시키는 것이다.

최근 방영중인 드라마 중에서 ‘욱씨남정기’가 있다. 남자 주인공인 남정기 과장은 남들과 갈등 없이 직장생활을 하는 것이 미덕이고, 항상 배려하고, 양보하는 것이 남도 좋고 자기도 좋다는 가치관을 가지고 있는 직장인으로 그려진다.

드라마 초반에는 상당히 우유부단한 캐릭터였으나 점점 자신의 일에 자부심과 자신만의 리더십을 찾아가고 있다. 얼마 전 방영 편에선 부하 직원과의 대화에서 “남이 알아주든 몰라주든 그건 중요한 것이 아냐, 가장 중요한 건 내가 날 인정해주는 일 아닐까. 그러다보면 (남들도) 언젠가는 알아주겠지”라는 대사가 나온다.

아주 중요한 말이다. 자신의 결정을 스스로 믿지 못하면 그 누구도 믿어주지 않는다. 어떤 이는 끊임없이 자신을 왜 믿지 못하느냐며 믿어달라곤 한다. 문제는 스스로에 대한 신뢰 부족이다. 남들이 믿어주지 않는다고 원망하기 전에 매일 아침 3분만 긍정적인 문구와 스스로를 믿는 자신의 미래 모습을 자신에게 외쳐보자. 지금보다 더 희망차고 에너지 넘친 삶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