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인 여성 피살 사건 다시 ‘미궁’
체포 용의자 별다른 혐의점 찾지 못해
속보=서귀포시 안덕면 동광리에서 20대 중국인 여성이 흉기에 찔려 숨진 채 발견(본지 15일자 4면 보도)된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이 뚜렷한 단서를 확보하지 못해 수사에 난항을 겪고 있다.
19일 서귀포경찰서에 따르면 피해자 A(23·여·중국)씨의 행적과 주변 인물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의문점이 있어 체포한 B(36)를 집중 조사하고 있지만 현재까지 별다른 혐의점을 찾지 못했다.
경찰 조사 결과 A씨는 지난해 10월 7일 무사증으로 제주에 입국한 뒤 30일이 지난 이후 불법 체류 신분으로 같은 해 12월 제주시내 주점에서 잠시 일을 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은 피해자가 일을 했던 주점을 자주 찾았고, 주점에서 몇 차례 만난 정황 등이 있어 신속한 수사가 필요하다고 판단, B씨를 체포해 조사하고 있지만 별다른 혐의점을 발견하지 못했다.
경찰 조사에서 B씨는 의혹에 대해 소명하며 혐의를 완강하게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이날 밤 늦게 B씨에 대한 구속영장 신청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경찰은 A씨와 같이 생활했던 불법 체류 여성들을 상대로 조사를 벌여 지난해 12월 말부터 연락이 닿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A씨의 DNA 감식 결과 성폭행 의심 흔적은 발견되지 않았다. 경찰은 B씨의 집에서 확보한 컴퓨터를 분석하고 있으며, 옷과 신발 등에 혈흔이 없는 지 감정을 의뢰한 상태다.
이와 함께 경찰은 B씨의 차량 안에서 발견된 모발이 A씨의 유전자와 일치하는 지에 대한 분석도 의뢰했다. 결과가 나오기까지는 일주일 정도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A씨는 지난 13일 낮 12시께 서귀포시 안덕면 동광리의 한 임야에서 흉기에 찔려 숨진 채 발견됐다. 발견 당시 상의는 줄무늬 니트, 하의는 청색 치마와 쫄바지에 검은색 부츠를 신고 있었다.
밝은 갈색의 곱슬머리를 한 머리 부분은 흙에 덮혀 있었고, 사망 시점을 알기 어려울 정도로 심하게 부패한 상태였다.
시신을 부검한 결과 몸에는 예리한 흉기에 찔린 것으로 추정되는 상처가 6곳 있었다. 직접적인 사인은 목에 난 상처로 드러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