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 됐네” 교육부장관 ‘불통’ 행보 논란

어제 전국교육장협의회 참석
기조강연 질문 받지 않고 퇴장
“소통 필요한 정책 많은데…”

2016-04-18     문정임 기자

16년 만에 거야 정국이 구성된 제20대 국회의원 선거 이후, 전국 단위 교육계 인사들과 처음 만난 이준식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이 일체의 질문을 받지 않고 행사장 연단에서 내려왔다.

이날 행사는 정부의 교육 방향을 전국 지역 교육지원청을 통해 일선 교육현장에 파급시키기 위한 ‘소통’의 자리였지만 마이크는 60분 내내 이준식 부총리의 손에만 쥐어져 있었다.

2015 개정교육과정 후속지원을 위한 전국 교육지원청 교육장협의회가 18일 제주 메종글래드 호텔에서 개최됐다.

이 자리에는 전국에서 교육장 180여 명이 참석했다. 이준식 부총리는 기조강연자로 나서 2016년 교육부의 주요 과제와 정부의 교육 정책 방향을 설명했다.

당초 이 부총리의 순서는 총 60분 중 30분은 강연으로, 나머지 30분은 교육장과의 질의응답 시간을 꾸려질 예정이었다. 이에 따라 제주특별자치도교육청 공보실도 이날 취재는 강연이 이뤄지는 30분 동안만 가능하다고 기자들에게 알려왔다.

그러나 이 부총리는 행사장을 떠나기로 예정된 4시 30분을 1분 앞두고 강연을 끝낸 뒤 곧바로 행사장을 빠져나갔다.

강연 직후 이 부총리는 교육장들을 향해 “질문이 있으신가요?”라고 묻고는 “아, 시간이 다 됐네요.”라고 정정하며 마이크를 내려놨다. 행사장에는 잠시 짧은 술렁거림이 일었다.

그도 그럴 것이 지난 13일 총선에서 야당이 다수당이 되면서 그동안 여야 간 의견을 달리했던 국정 역사교과서 발간, 누리과정 예산 문제 등 굵직굵직한 교육 현안에 변수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특히 역사 교과서 국정화는 정부가 강행하던 과정에서 새누리당이 과반 의석 확보에 실패하면서 향후 계획에 차질이 예상되지만 이날 이 부총리는 “역사교육 정상화는 차질 없이 진행되고 있다”며 “11월 중 국정교과서를 일반에 공개할 예정”이라고 말하는 데 그쳤다.

소속을 밝히기를 꺼린 한 교육장은 “2015 개정교육과정에 대한 기조를 듣기 위한 자리였고 목적은 달성됐다”면서도 “변화가 예상돼 소통이 필요한 교육 정책들이 있긴 했다”며 아쉬움을 전했다.

또 다른 지역 교육장은 “식순에 질의응답 시간이 기재되지 않아 그런 순서가 준비되고 있었는지는 몰랐다”며 “하지만 역사 국정 교과서 등은 우리도 아이들에게 어떻게 설명을 해야 하는 지 모호한 부분이 있어 충분히 대화가 오갈 필요가 있는 현안이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