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국회의원 당선자에게 바란다

2016-04-14     양윤경

계속되는 4·3흔들기에 심상(心傷)
배·보상 포함 적극 해결 노력 희망

유난히도 치열했던 제20대 국회의원 선거가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제주에서는 더불어민주당 후보 3명이 모두 당선되는 결과를 낳았다.

당선의 영광을 안은 제주시갑 선거구의 강창일, 제주시을 오영훈, 서귀포시 위성곤 당선인에게 축하의 말을 드린다. 국가와 지역의 발전을 위해 출마했다가 낙선한 후보들에게도 수고했다는 위로의 말을 전한다. 비록 아쉽게 낙선했지만 그동안 공약으로 내세웠던 제주도의 현안해결에 적극 앞장서 주실 것으로 믿는다.

당선된 제주지역 세 분의 국회의원 당선자들은 앞으로 제주도민을 대변해 활발하면서도 올바른 의정활동을 펼쳐나갈 것이다. 그 가운데서도 아직도 완료되지 못하고 있는 제주4·3의 해원에 적극적인 역할을 기대한다.

제주4·3희생자유족회에서는 제20대 국회의원 당선자 세 분께 정중히 바라는 게 있다. 우리 유족회원들은 아픈 과거를 가슴 한 켠에 묻고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이다.

사상이나 이념과는 무관했지만 아무런 영문도 모른 채 사랑하는 사람들이 억울한 죽임을 당하고, 행여 살아남았어도 평생 벗어낼 수 없는 아픔을 억누르며 그 긴 세월을 극복하며 살아왔다. 그러면서 한편에선 화해와 상생에 근간으로 슬프고 아픈 4·3의 과거에 대한 진실규명과 희생자에 대한 명예회복에 진력하고 있다.

하지만 일부 보수 단체들이 ‘4·3 희생자 재심사’ 문제를 제기하며 4·3흔들기를 지속적으로 자행하면서 우리를 심상(心傷)케 하고 있다. 4·3 희생자는 대한민국 현대사 최대 비극 가운데 하나인 4·3을 해원, 화해와 상생으로 나아가기 위해 극적으로 채택된 4·3특별법에 근거해 결정된 희생자 및 유족 판정이다.

그럼에도 정부마저 재심사에 대한 움직임을 보이려 하며 4·3 해원에 대한 의지를 의심케 하고 있다. 이러한 작태는 진정 희생자와 유족의 아프고 쓰린 상처에 생채기를 더하려는 처사로밖에 볼 수 없다.

당선자들은 이러한 진실을 직시, 희생자 재심사를 비롯한 일련의 ‘4·3흔들기’ 행태를 단호히 일단락 시킬 수 있도록 앞장서 주실 것을 당부드린다. 또한, 과거 공권력의 총칼아래 무고하게 희생된 4·3영령들의 명예회복을 위한 희생자 배상·보상 문제를 현실화시켜줄 것도 부탁드린다.

국민의 생존권 보호를 최우선으로 삼아 존속돼야 할 국가 공권력임에도 불구하고 너무도 불법적으로 자행된 학살과 연행·감금·강제구속 및 사형집행 등이었다. 필설로는 다 못할 잔인한 가해행위에 대해 국가차원에서 배상 및 보상이 이뤄져야 마땅하다고 본다.

유족회 차원에서도 이 부분에 대해 확고하면서도 신중한 행동에 착수할 것임을 밝힌다. 이번에 당선된 세 분은 제주도민의 대변자인 국회의원의 본분에 충실, 이러한 문제 해결에 힘써 주실 것을 당부 드린다.

우리 유족회에서는 지난달 말 이번 20대 총선 후보자들에게 4·3과 관련한 5개의 문항으로 공개질의서를 보냈고, 그 답변을 받았다. 개별적으로는 다소 정도의 차이는 있었으나, 대부분의 후보자들이 대승적 차원에서 4·3의 진실규명과 희생자에 대한 명예회복에 반하는 어떠한 행동도 좌시하지 않겠다는 큰 틀에 공감하는 뜻을 보여줬고, 유족들의 복지에 관한 문제 및 배상·보상 문제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답변이었기에 기대가 없지 않다. 그 답변에 대한 약속을 성실히 이행해 주시리라 믿는다.

이러한 문제들을 슬기롭게 극복해야 할 뿐 아니라, 완전한 4·3 해결을 위해 해야 할 일들은 너무도 많다. 당선자들께서 유족회와 항상 소통하면서 산적한 4·3관련 문제해결에 힘을 실어주실 것을 적극 희망한다.

끝으로, 4·3의 완전한 해결 이외에도 수많은 제주도의 현안문제를 슬기롭고 현명하게 해결, 항상 지역주민으로부터 신뢰받는 의정활동을 펼쳐나가시길 성원할 것이다. 거듭 당선을 축하드리며 앞으로의 건승을 기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