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 위한 정책 펼쳤으면 좋겠어요”

도내 각 투표소마다 투표행렬 이어져

2016-04-13     오수진 기자

부슬부슬 비가 내리는 제20대 국회의원 선거 날 아침. 제주시 이도2동 도남동민회관 경로당에 위치한 제6투표소에는 자신의 한 표를 행사하기 위한 지역 주민들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여든 살이 넘는 노인부터 갓난아이를 품에 안고 남편과 함께 투표소를 찾은 20대 젊은 새댁까지.

궂은 날씨가 선거 결과에 변수가 될 것이라는 우려 속에서도 제주도는 오전 10시 현재 투표율이 강원도(13.9%), 전라북도(12.6%)에 이어 17개 시·도 가운데 전국 3위를 기록하고 있다.

이른 아침부터 투표장을 찾은 유권자들인 만큼 새로운 국회에 대한 기대도 상당했다.

김춘생 할머니(78)는 “정치인들은 잘 하겠다고 하면서도 바꿔놓는 건 하나도 없다”고 호통을 쳤지만, “그래도 어쩌겠나. 잘 하겠다고 하니까 ‘이번에는 잘 하겠지’하면서 믿어보는 거다”하고 새 국회에 대한 허탈한 믿음을 내어 보였다.

선생님을 꿈꾸는 교대생 문성원씨(25)도 당선인에 대해 기대가 컸다. 문씨는 “서민들을 위한 정책을 펼쳐줬으면 한다”면서도 “누리과정, 국정화 교과서 철폐, 소규모 학교 통폐합 등 정치인들이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다”고 예비 교사로서 당찬 모습을 보여줬다.

허리도 제대로 펴지 못한 채 겨우 지팡이에 몸을 의지하고 있던 진인아 할머니(86)도 이날 투표장을 찾았다. 힘겹게 발걸음을 옮기던 진 할머니는 “나에게도 투표용지가 나와서 투표하러 나온 것 뿐”이라며 “나보다는 젊은 사람들이 살기 좋은 세상이 됐으면 좋겠다. 정치인들이 그렇게 하겠다던데, 난 믿는다”고 밝게 웃어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