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설문대할망 페스티벌’ 5월 개막
제주인 정신·문화유산 전승 노력
올해 10회 문화콘텐츠 더욱 강화
어떠한 지역이나 민족, 혹은 지역에 국한되지 않고 전승되고 있는 설화(說話)는 단순히 전해져 오는 흥미로운 이야기라고만 치부할 수 없는 인류의 정신이자 문화유산이다. 인류의 발생 이래 화자(話者)와 청자(聽者)가 있는 장소라면 언제든지 구연·전승될 수 있는 것이 설화의 특성이므로, 설화에는 그 시대 사람들의 꿈과 문학, 철학이 담겨 있다.
따라서 설화에는 문화와 역사가 살아 숨 쉬고 있으며, 그 민족이나 집단의 정신은 그 역사 속에서 자연 발아(發芽)되면서 정립된다고 할 수 있다. 그러므로 설화의 올바른 전승과 발전은 인류 문화를 계승하고 발전시키는 것과 일맥상통하는 것이다.
지금에 와서는 소중히 보존해야 할 자연의 보고(寶庫)로 평가되지만 제주인은 예로부터 척박한 환경 아래 생활을 이어왔다. 불과 몇십년 전까지만 해도 불모지라고 여겨졌던 제주 곶자왈과 지질학적 특성으로 수전(水田) 활용이 힘든 토양, 사방이 바다로 둘러싸여 있는 지리적인 위치 때문이다.
당연히 제주섬의 문화는 더 나은 삶을 꿈꾸는 희망과 강인한 정신력 아래 형성됐다. 이러한 제주인의 꿈과 정신은 천지왕본풀이·삼을나·자청비·영등할망 등 훌륭한 설화로 탄생했고 삼성혈·혼인지·삼사석비 등의 설화지와 무속인들을 중심으로 전승되고 있다.
하지만 거녀(巨女) 설화로 알려져 있으며 한라산과 오름 및 성산일출봉을 만들었다는 설문대할망에 대한 전승과 도민의 관심은 상대적으로 약한 것이 현실이다. 분명 설문대할망 설화와 관련된 지속성 있는 문화 행사는 전무하다고 할 수 있으며, 설문대할망 설화의 통일성 및 정립 등은 완전하지 않은 실정이다.
설문대할망 설화를 주요 테마로 조성된 제주돌문화공원 관리사무소는 이러한 안타까운 현실을 직시하고 제주섬의 창조 설화를 전승·발전시키기 위해 2007년부터 매년 5월1일부터 31일까지 한달간 ‘설문대할망 페스티벌’을 연례 행사로 진행해 왔다. 올해로 10회째를 맞이하는 이번 페스티벌은 지금까지의 행사 운영 노하우를 바탕으로 종전에 운영했던 문화 행사에 공연 및 기획 전시 등 관람객 참여 행사를 확대함으로써 공원 전체가 하나의 축제장인 세계적인 설화 행사로 발돋움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15일 진행되는 본행사인 설문대할망 제(祭) 의식을 비롯, 설문대할망 세미나, 설문대할망 굿 페스티벌 및 설문대명상음악제와 설문대할망 소리공연 등 문화공연·전시 등과 함께, 제주 곳곳에 남은 설문대할망의 흔적을 따라서 독특하고 창의적인 설문대할망 설화를 전파하기 위한 ‘설문대할망 설화지 답사’ 등의 다양한 부대행사를 운영할 계획이다.
행사 운영 10년을 기념하는 ‘2016 설문대할망 페스티벌’은 그 동안 행사 기획의 중점이었던 ‘설문대할망 설화의 전파’에 더해, 설문대할망의 문화콘텐츠화를 위한 초석을 다지는 행사로 추진되고 있다. 물론 새로운 문화콘텐츠를 개발하는 과정은 매우 어렵고 지루한 길이 될 것이다. 또한 이 과정이 몇 년이 걸릴지, 아니면 성공적인 결과물을 취할 수 있을지에 대한 확답 역시 명확하지 않다. 하지만 수많은 시행착오를 바탕으로 더욱 발전된 설화 행사와 함께 탄생되는 설문대할망 문화콘텐츠는 훌륭한 인류 정신 및 문화 등 인류 유산을 계승·발전시키는데 지대한 영향을 끼칠 것은 자명(自明)한 일이다.
제주돌문화공원은 최고의 설화 행사와 새로운 설화 관련 문화콘텐츠의 탄생을 위해 만전의 준비를 다 할 것이다. 여기에 대중들의 관심과 참여가 더해진다면 충분히 가능성 있고 의미 있는 과정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2016년 ‘설문대할망 페스티벌’에 대한 도민 여러분의 관심과 사랑은 자랑스러운 제주의 설화를 계승하고 제주인의 정신과 문화 유산을 후손대대 전승할 수 있는 원천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