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대 추천 ‘인재’ 정부청사 뚫었다
7급시험 응시 26살 송모씨 4~5회 제집 드나들듯
지난달 26일 자신 성적올리고 합격자 명단 추가
정부의 컨트롤타워인 세종로 정부종합청사가 ‘제집 드나들 듯’ 7급 공무원 시험에 응시한 대학생에게 뚫려 한심한 보안 문제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해당 학생이 제주대학생으로 밝혀져 지역사회에 충격을 주고 있다.
특히 이 ‘공시생’은 제주대학교가 추천한 ‘지역인재’였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국가공무원 지역인재 7급 필기시험에 응시한 송 씨는 정부청사 1층 체력단련실에서 훔친 공무원 신분증(3개)을 이용해 2월말부터 한달간 정부종합청사를 4~5차례 제집 드나들듯하다 지난달 26일 결정적인 범행을 저질렀다. 송씨는 이날 오후 8시50분께 다시 청사에 잠입해 16층 인사혁신처 채용관리과 PC에서 자신의 7급 공무원 필기시험 성적을 45점에서 75점으로 30점을 올리고 합격자 명단에 자신의 이름을 추가했다.
송 씨는 시험관리 담당자의 PC 초기화면의 암호를 풀 수 있는 프로그램을 이용한 것으로 경찰을 보고 있다.
대한민국 정부의 컨트롤타워인 정부청사가 20대 ‘공시생’에게 허무하게 뚫리면서 허술한 청사관리 문제와 함께 대담한 범행을 저지른 대학생에 대한 관심도 고조되고 있다.
2010년 제주대학교 인문대학 모 학과에 입학한 송씨는 1학년을 마치고 군복무 등을 위해 장기간 휴학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학과 동기생들은 송 씨가 복학(2014년) 이후에는 학과 행사에는 참여하지 않았고, 학업과 공무원 시험 준비에만 열중해 왔다고 밝혔다.
2년여 동안 공무원시험을 준비했던 송 씨는 올해 제주대 총장의 추천을 받아 ‘국가직 지역인재 7급 공무원 시험’에 응시했으나 좋지 않을 결과를 우려해 온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지인들은 공무원 시험 직후 송씨가 “이번 시험 성적이 커트라인 보다 낮게 나왔다.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푸념을 하는 등 시험 성적에 상당한 스트레스를 받아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행정자치부는 6일 이번 사건과 관련, 정부청사 관리가 허술했음을 시인하며 국민에게 사과를 표명했다. 또 차관을 단장으로 하는 특별대책팀를 꾸려 청사 보안대책을 원점에서 재검토하고, 철저한 공직감찰을 벌여 관련 공무원은 엄정 대처키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