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답하라 2006! 아름다운 클린하우스”
주민·행정 청소행정 혁신 약속 도입
발전하는 제주 ‘클린’ 위한 동참 당부
제주시내 대부분의 가정의 생활쓰레기는 집 앞·전봇대·공터 등 원하는 곳에 배출된다. 이른 새벽 환경미화원이 청소차 뒤에 매달려 30m 간격으로 내렸다가 탔다를 반복하면서 쓰레기를 수거한다. 골목마다 빽빽이 차가 주차돼 있고, 곳곳에 과속방지턱이다. 종량제봉투에는 생활쓰레기·음식물쓰레기·폐비닐, 심지어 깨진 빈병 등 온갖 생활 쓰레기가 담겨 있다.
환경미화원들은 과속방지턱을 넘을 때마다 청소차에 매달려 있기에 허리에 충격을 받는다. 종량제봉투를 집을 때는 유리에 찔릴까 노심초사한다. 주민들은 새벽길을 나설 때마다 널려진 종량제봉투와 봉투를 훼손하는 고양이를 보면서 참 불결하다고 생각한다. 관광객들 특히, 외국인들은 도심을 걷다가 상가 앞에 놓인 쓰레기 더미를 마주하곤 제주의 또 다른 모습에 놀란다.
제주시청 직원들과 동사무소 직원들은 새벽에 종량제봉투를 청소차가 실어가지 않았다는 지역 주민의 민원에 늘 시달린다. 계속 확장하는 도시에 따라 청소구역도 늘어나면서 청소인력 부족 사태를 걱정하게 된다. 설상가상으로 정부 방침으로 미화원 인력을 감축하라고 압박을 받는다.
2006년 삼도1동에 클린하우스는 이런 상황에서 탄생했다. 제주시민과 행정이 청소 행정을 혁신시키기 위한 약속을 했다. 시민은 스스로 100~300m를 걸어가서 클린하우스에 분리배출하고, 행정은 책임지고 클린하우스를 깨끗하게 유지 관리하는 것으로 역할 분담했다. 생소한 스팀청소기까지 도입하고, 일부 사생활 침해라는 지적과 반대에도 불구하고 시민의식 향상을 위한 수단으로 CCTV를 설치했다.
삼도1동사무소 직원들과 자생단체, 제주시 청소과 직원 모두가 6개월간 하루도 빠짐없이 새벽, 밤늦은 시간을 가리지 않고 함께 노력을 했다. 이렇게 탄생된 것이 클린하우스다.
전국 최초로 제주에 도입된 클린하우스가 넉넉히 큰 덕분에 굳이 새벽에 시간을 맞춰 배출하지 않아도 됐다. 거리를 거닐 때, 고양이에 의해 뜯겨진 종량제 봉투를 볼 일이 없어 기분도 상쾌했다. 2006년 상황이다.
‘응답하라 2006’을 마치고 2016년으로 돌아오면 제주는 이제 GRDP 13조 9000억 및 입도 관광객 1300만 명 돌파, 재정 4조원 시대를 열었다. 자연과학분야 유네스코 3관왕, 대한민국의 1%에서 세계를 향한 새로운 성장의 아이콘으로 부상하는 발전을 이뤄냈다. 도민의 95.6%가 제주도민임을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제주에서 한 달간 살아보기, 제주 이민 붐 등으로 정주 인구가 매월 1000명 증가하는 등 제주의 인기는 상종가 행진 양상이다.
그리고 클린하우스는? 도입 이후 10년이 지난 지금 도내 클린하우스의 모습은 어떻게 됐을까. 혹시 과거의 불편함과 불합리화·불결함을 없애기 위한 힘든 과정의 일들이 시간이 지나면서 잊혀지고, 지금은 아름다운 클린하우스가 불편한 공간이 되지는 않았는지에 대한 우려다.
2010년 이후 급격한 인구와 관광객 증가·건축 호황 등으로 제주의 1인당 쓰레기발생량(2013년 기준 1.35㎏)은 전국 평균(0.94㎏)에 비교해서도 월등히 많다. 뿐만 아니라 같은 해 제주의 재활용률도 52%로 전국 평균 59%에 비해 현저히 낮은 실정이다. 우리 제주의 미래를 위해서 우리 모두가 함께 개선해야할 핵심적인 일이라 생각한다.
요즘 제주에서 다시 아름다운 클린하우스 만들기, 깨끗한 도시를 만들기 위해서 읍면동사무소와 자생단체 등을 중심으로 노력이 이뤄지고 있다. 클린하우스는 물론 올레길·곶자왈·하천 등 제주 전역을 대상으로 각종 오염원으로부터 우리의 환경을 지켜나가기 위한 범도민 실천운동이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청정한 제주 브랜드가 세계인을 감동시키고 제주를 다시 찾을 수 있도록 ‘클린 제주’ 만들기에 도민 여러분의 동참을 당부 드린다. 지금 바로 우리부터 실천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