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기술의 붐업(Boom-up)’ 필요하다

2016-03-31     김혜경

만물 생동하는 진짜 ‘봄’ 4월
제주기능경기대회 6일 시작
22개 분야 287명 기능선수 출전

‘기술’ 인간이 존재하는 한 존재
로봇도 사람이 만들어야
학벌 아닌 능력위주 사회만이 답

4월 ‘진짜’ 봄이다. 3월은 꽃샘추위 등으로 봄 같지 않은 봄이었다. 그래서 더욱 반가운 4월이다. 어디 아름답지 않은 봄이 있으랴만 제주의 4월은 너무도 아름답다. 사방 천지가 벚꽃에 노란 유채꽃에 피어나는 어린 새싹들, 제주관광의 최고봉인 듯하다.

이렇게 만물이 생동하는 좋은 계절에 제주의 기능인들도 도약을 위한 한마당 잔치를 벌인다. 6일부터 11일까지 치러지는 2016년도 제주특별자치도 지방기능경기대회가 그것이다.

올해 대회는 한국폴리텍대학 제주캠퍼스 등 3곳에서 22개 기술 분야 287명의 기능선수가 실력을 겨룬다. 이 중 236명인 82%가 특성화고 재학생이다. 이들은 제주를 대표하는 기술 인재로 커 갈 것이다.

기능경기대회는 2차 세계대전 이후 일거리가 없는 청소년들에게 기술을 가르치기 위해 1950년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시작해 세계대회로 발전했다. 우리나라는 1964년 어느 한국인(김순희 편물직종 대한민국명장)이 스페인 여행 중 이 대회를 보고 한국 정부에 전하면서 1966년 서울에서 첫 대회가 열린 이후 지난해 50회 대회까지 치렀다.

제주대회는 1981년부터 시작, 올해로 36회다. 기술 인력이 적은 제주는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하다가 최근 5년 동안 한림공고를 주축으로 성적이 급상승하고 있다. 이러한 여세를 몰아 2017년에는 제주에서 전국기능경기대회를 개최하게 됐다.

전국 1%의 섬 제주에서 전국기능경기대회를 개최하게 됐다는 점은 1988년 개발도상국가인 대한민국이 올림픽을 개최한 ‘쾌거’에 견줄 만하다 할 것이다. 제주의 능력, 제주의 가능성을 이때 보여줄 절호의 기회다. 여기에 맞춰 특성화고는 물론이고 호텔에서도 요리 등 서비스직종에 도전해 봄 직하다.

기능경기대회는 단순히 대회를 위한 대회가 아니다. 이를 통해 우리나라 기술의 초석을 마련하였고 기술의 붐업(boom up)을 이뤄냈다. 그러나 정보화 사회로 이전되면서 뿌리산업이 많이 쇠퇴해 가고 있지만 ‘인간’이 존재하는 한 ‘기술’은 반드시 필요하다. 기술자 없이 과학은 미완성일 것이다.

우리나라가 IT산업에 치중하는 사이 중간 기술자가 없어지고 있다. 1970년대 기술을 배워 조선·자동차 산업을 뒷받침하던 인력이 퇴직연령에 다다랐다. 이들의 고숙련을 채울 인력이 없다는 것이다. 이제는 단순기술자뿐 만 아니라 고숙련기술자도 외국인으로 채워 가야하는 시점에 와 있다.

지금이라도 기능경기대회를 통해 기술에 대한 좋은 인식을 심어가야 한다. 인공지능 알파고(AlphaGo) 로봇이 인간의 일자리를 위협하고 있다고 걱정을 한다. 그러나 알파고나 로봇 모두 사람이 만들어야 한다. 기술자는 지구상에 없어 질 수가 없다.

올해 제주지방기능경기대회의 특징은 지역 특성화 직종이다. 전국 최초로 ‘제주 흑돼지 육가공 경진대회’가 열린다. 취지는 청정 제주 흑돼지의 이미지를 알리고, 종사자에 대한 사기진작과 업종에 대한 일반인에 소개를 하기 위함이다. 제주를 찾는 관광객들은 선호하는 메뉴로 흑돼지와 갈치를 얘기한다. 여기에 착안하여 제주 양돈농협의 협조를 받아 ‘수출육가공공장’에서 치러진다.

‘영스킬 올림피아드’도 개최한다. 아직 진로가 결정되지 않은 중학생을 대상으로 기술과 친숙해지는 동기부여를 하기 위해 만든 것이다. 기술의 중요성을 인식하는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는다.

퇴직을 했거나 앞둔 많은 사람들로부터 “기술이 있어야 오래토록 벌어먹고 산다”는 말을 자주 듣는다. 종류에 따라 ‘용출량은 다르더라도’ 마르지 않는 샘처럼 기술은 삶의 디딤돌이 될 수 있다는 얘기가 아닐까 한다.

많이 나아지고 있지만 학벌이 아닌 능력 중심의 사회만이 답이다. 어떤 일이든지 그에 상응하는 대가에 가치를 둘 때 직업의 귀천이 사라질 것이다. 첨단기술의 탑도 기술 없이는 쌓을 수 없다. ‘꿈돌이’ 청소년들이 미래를 위해 도전하는 솜씨자랑과 전국 최초로 치러지는 제주 흑돼지 육가공경진대회 등 제주기능경기대회에 도민 여러분의 많은 관심을 당부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