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자 ‘눈 막는’ 가로수 사고 위험 가중
교통 표지판 글자·방향 표시 가려
강모(40·서울)씨는 최근 서귀포시 지역 관광을 위해 교통 표지판을 보고 차량을 운행하다 하마터면 뒤따라오던 차량과 사고가 날 뻔했다. 가로수가 교통 표지판 글자와 방향 표시를 가렸기 때문이다.
강씨는 “국제적 관광 도시로서 행사 유치에만 신경 쓸 게 아니라 작은 편의부터 챙겨야 하는 것 아니냐”고 꼬집었다.
회사원 김관형(33)씨도 “출·퇴근길에 가로수에 가려진 교통 표지판을 볼 때마다 당황스럽다”며 “상당수 교통 표지판이 가로수에 가려져 제 구실을 못하고 있는 만큼 정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서귀포시 지역 도로변에 식재된 가로수가 제대로 관리되지 않아 교통 표지판을 가리고 있어 운전자들의 불편이 가중되고 있다.
특히 일부 지역에서는 가로수가 어린이 보호구역 표지판까지 가리면서 학생들의 안전이 위협받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실제 30일 서귀포시 지역을 확인한 결과 곳곳에서 도로변에 식재된 가로수가 교통 표지판을 가리고 있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었다.
일부 운전자들은 이정표가 보이지 않자 당황한 나머지 비상등을 켠 채 갑자기 멈춰 섰고, 뒤따르던 차량은 급정거를 하면서 경적을 울리기도 했다.
더욱이 서귀북초 인근 도로는 어린이 보호구역으로 지정돼 있지만 가로수가 표지판을 가리면서 대부분의 운전자들이 제한 주행 속도인 시속 30km를 넘어 운행하고 있었다.
학부모 고모(39·여)는 “혹시나 아이들이 사고를 당하지 않을까 하는 걱정에 매일 등·하교를 함께하고 있다”며 “어른들도 불안한데 어린이들은 오죽하겠느냐”고 토로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관광 도시를 표방하고 있는 서귀포시가 정작 기본적인 교통 안내판 관리에 손을 놓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도내 교통 분야 전문가는 “교통 표지판에 대한 가로수 가림 현상은 사고를 일으키는 요인이 될 수 있다”며 “지속적으로 정비를 하거나 교통 표지판을 차도 쪽으로 나오도록 설치하는 등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