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도서관 마을 문화 사랑방 ‘변신’
교육청 지난해 하반기부터 읍·면중심 12개교 선정
작은 도서관 조례 개정 통해 민간 위탁 운영도 검토
학교 도서관이 마을 문화 사랑방으로 변신을 준비하고 있다. 위층이나 학교 중앙에 위치했던 도서관을 교문 가까이로 옮기고, 책 대출은 물론 주민들이 원하는 문화 강좌도 이뤄지도록 할 전망이다.
29일 제주특별자치도교육청에 따르면 도교육청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지역사회와 함께 하는 작은 도서관 운영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학교 재학생만 이용하다 방과후면 문이 닫히는 학교 도서관을 지역에 개방해 문화사랑방으로 활용하겠다는 복안이다. 문화시설이 적은 읍면지역에도 학교와 학교도서관은 있기 때문에 기존 인프라를 활용하자는 관점에서 출발했다.
이에 따라 도교육청은 지난해 하반기 이후 곽금초, 종달초, 수산초 등 12개 초·중학교를 시범학교로 선정했다. 대부분 읍면지역 초등학교다. 현재 도서관 이설, 방범시설 설치 등의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현재도 일부 학교에서는 도서관을 주민들에게 개방하고 있다. 학부모 명예사서에게 책 대출 관리를 맡기고 학부모 역시 필요시 책을 빌릴 수 있게 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여전히 학교도서관을 학교 부속시설로 운용하기 때문에 하교 후면 문이 닫혀 주민들이 이용하기에는 어려움이 컸다.
이에 도교육청은 학교도서관을 지역의 작은 도서관처럼 민간에 운영을 맡기는 새로운 패러다임 도입까지 검토하고 있다.
교육청 관계자는 “학교도서관 운영주체는 회의를 거쳐 학교와 마을의 여건에 맞게 자율적으로 결정할 사안”이라면서도 “작은 도서관 조례를 개정해 민간이 운영하는 작은 도서관이 학교 도서관에서도 운용될 수 있도록 유도할 계획도 잡고 있다”고 말했다. 이 경우, 학교 도서관에서는 주민들의 욕구를 한층 더 반영한 문화 프로그램들이 다양하게 선보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하반기 작은 도서관 사업을 신청한 수산초등학교 관계자는 “단순히 책만 빌려주는 것이 아니라 작가와의 만남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며 “누가 운영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이제부터 논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학교도서관이 기존 학교 부속시설로서의 근엄함을 벗고 문화 공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읍면지역 주민들에게 친근한 문화사랑방을 만들어 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