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진 유리창의 법칙

2016-03-28     신은재

어느 휴일에 아이들과 함께 간식을 먹으러 햄버거 가게에 간적이 있다.

비가 오는 날이라서 우산에서 떨어지는 빗물로 가게바닥이 매우 미끄러웠다. 주문한 햄버거를 먹으면서 테이블에 앉아서 보니, 바닥이 미끄러운 것은 단순히 빗물 때문만이 아니라 손님들이 먹으면서 흘린 햄버거 잔여물의 기름성분이 섞여 바닥이 매우 미끄러웠던 것이었다.

대체 점원들은 청소는 안하나? 내가 먹고 있는 햄버거는 깨끗할까? 하는 생각과 함께 다음에는 이 가게에 오지 말아야겠다는 결단을 했고, 더 나아가 관리자들의 무책임함에 다른 체인점도 이럴 것이라는 단정을 지어버렸다.

‘깨진 유리창 이론’은 낙서나 유리창 파손 등 사소한 허점을 방치하면, 더 큰 병리가 진행된다는 이론으로, 근무태만, 불친절과 같은 사소한 비윤리 행위가 기업의 리스크를 초래하게 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청렴과 연관시켜 우리는 어떤 교훈을 얻을 수 있을까?

최근 우리 공직사회에서 청렴을 강조하는 첫 번째 이유가 도민의 봉사자로서 도민들로부터 신뢰를 얻고 도민을 위한 정책을 올바르게 추진하기 위해서일 것이다.

대부분 정책고객은 사무실에 방문했을 때 첫인상을 느낀다.

불결한 사무실 분위기, 불친절한 태도에서 신뢰를 얻을 수는 없다.

민원인이 겪은 한번의 불쾌한 경험, 지켜지지 않은 약속, 평소 상사에게 허위보고, 도박, 무단이석이나 결근, 업무추진비 유용, 출장비 허위청구, 연고와 정실에 의한 승진과 전보인사 같은 비윤리적인 행위와 비리를 통제하지 않고서는 청렴한 공직사회를 기대할 수 없을 것이다.

청렴은 뇌물과 관련된 부패척결만의 문제가 아닐 것이다.

업무의 투명성, 책임성 높은 직무태도 등 공직사회의 기본이 설 때 청렴은 자연스럽게 가까워 질 것이다.

이제 우리는 청렴이 개인의 문제가 아닌 제주도 사회 경쟁력의 가장 중요한 중심축이라는 사실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세상을 바꾸는 변화는 작은 것에서부터 시작한다.

우리 모두가 사소한 것이라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과감하게 고쳐 나갈 때 청렴한 제주사회, 행복한 제주사회가 실현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