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집안 며느리, 서로 닮은 꼴"
현대 현정은 회장ㆍ김정은 퍼시픽랜드 대표이사
두 부자 가문 며느리의 '닮은 꼴 행보'가 관심을 모으고 있다.
국내 굴지 그룹인 현대가(家)의 현 정은 회장이 김 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을 면담하면서 북한내 관광지 개방 약속을 받아 '시아버지나 고인이 된 남편' 못지 않은 사업역량을 발휘하는 가운데 제주은행가(家)의 첫째 며느리인 김 정온 퍼시픽랜드(주) 대표이사는 1000억원 규모 투자계획을 제시, '사업 집안의 종부'임을 과시했다.
현재 학교법인 천마학원(제주상업고등학교) 이사장을 겸하고 있는 김 대표이사는 중문관광단지내 퍼시픽랜드에 연면적 1만740평 규모로 해양테마콘도미니엄, 해양관광센터 등을 짓겠다고 18일 발표했다.
2008년 12월 완공 예정인 이 시설의 투자액은 기존 500억원 등 1500억원으로 김 대표이사는 "퍼시픽랜드를 1997년 인수하고 이를 해양센터로 키우려 했으나 IMF 사태, 모기업 제주은행의 피합병, 설립자 김 봉학 회장 및 남편 김 성인 전 제주은행장의 연 이은 사망 등으로 미뤄졌다"면서 "고인들의 뜻을 받들어 중문관광단지내 해양센터 퍼시픽랜드를 제주도민으로부터 사랑 받는 관광명소로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김 대표는 자금조달을 위해 SMFA를 자문사로 선정하고 미국계 투자회사인 리만 브라더스로부터 투자의향서를 접수했고 국내 금융기관의 적극적인 대출확약서를 받았다고 밝혔다.
여유자금이 아니라 '빚을 내서 재투자'하는 공격형 경영인 셈이다.
사업 규모로야 비교하기 곤란하지만 성향만은 비슷한 것으로 평가되는 대목이다.
또한 지난해부터 노조와 임금협상을 끝내지 못한 '퍼시픽 랜드'의 모습도 '노사분규가 잦은' 현대와 어느 정도 닮아 있다는 분석이다.
기자회견 자리에서 김 대표는 "고인의 유지를 받들겠다"는 대목에서 잠시 눈시울을 붉혔다.
현대 현 정은 회장 역시 경영 일선에 나서면서 가장 강조한 것이 이 부분이다.
두 여성 CEO가 어떻게 다시 '가문의 영광'을 재현할는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