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촌과 체험관광
우리나라도 지난 7월 1일부터 주5일 근무제도가 본격적으로 시행되면서 농림부와 해양수산부에서는 ‘여름휴가, 농산어촌 고향에서 보내기’ 캠페인을 펼치고 있다.
이러한 것이 가능하게 된 배경은 주5일 근무제가 본격적으로 시행되면서 하계휴가와 상관없이 매주 마다 농어촌에서의 체험관광이 가능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즉, 도시민들이 하나의 농촌마을을 선정하여 조그마한 주말농장을 가꾸는 것이 가능해졌으며, 농촌지역에서 직접 생산되는 싱싱한 우리 농산물로 만든 밥과 국 반찬 등 웰빙음식을 맘껏 농촌에서 먹는 것이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이와 마찬가지로 근래에는 어촌마을을 방문하는 도시민의 수도 부쩍 증가하고 있다. 이들은 주로 갯벌이 있는 지역을 방문하여 맛조개, 바지락, 홍합, 다슬기 등을 채취하고 있다.
충청남도 서천군에 소재한 ‘월하성’이라는 마을에서는 마을 앞에 펼쳐지고 있는 넓은 갯벌을 이용하여 체험관광객을 유치하고 있다. 입장료는 어른을 기준으로 하여 1인당 3,000원을 받고 있고, 맛조개를 잡는데 필요한 천연소금을 현장에서 판매하는데 500ml에 1,000원, 1.5l에 2,000원을 받고 있다. 이밖에 삽, 칼쿠리, 호미는 무료로 대여해주고 있다.
이 마을에서는 체험어장에 입장하는 사람들에게 다음 사항을 주지시키고 있는데, 그것은 어린 조개를 잡지 말고, 갯벌생태계를 보전하기 위하여 맛조개를 잡는데 화학 소금을 사용하지 말라는 것이다.
이 체험어장은 어촌계가 운영하고 있는데 총 50가구에 달하는 어촌계 주민들이 간사를 고용하여 관리하고 있다. 체험기간은 4월 중순에 시작하여 7월과 8월이 최고 성수기가 되고, 11월 중순까지 이어진다고 한다.
여기서 나오는 이익금은 4월 달과 추석 등 년 2회에 걸쳐 전 조합원들에게 분배하고 있다고 한다.
이 마을 주민들의 주 소득원은 어선어업이기 때문에 그동안 부업정도로 하던 조개잡이를 주민들은 하지 않고 5년 전부터 체험관광객들에게만 허용하고 있는 것이다.
이 사업을 마을 어촌계가 중심이 되어 하는 관계로 그날그날의 수입을 간사가 수협에 입금하면, 지출은 어촌계장의 결재를 받고 한다고 한다.
우리 제주도의 경우 타원형의 제주땅을 에워싸고 있는 넓은 바다돌밭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이 돌밭에서 서식하는 보말과 소라, 성게 등을 활용하여 체험어장을 만드는 것이 가능하다고 본다.
각각의 마을 어촌계가 합의를 하여 마을 어장을 깨끗이 정비하고 소라와 보말, 성게 등을 일정기간 동안 증식시킨 다음 1인당 채취가 가능한 양을 정해주고 일정한 입장료를 받은 후 돌밭에 출입시키면 된다.
이제 초중고의 하계방학이 다가오면서 본격적인 여름휴가철이 열리고 있다. 올 여름에도 대부분의 도시민들은 산과 바다를 찾아서 휴가를 떠날 것이다. 그런데 그 휴가는 그냥 먹고 마시다 오는 휴가가 아니고 온 가족이 함께하여 농어촌의 생태계를 체험하는 휴가가 될 것이다.
이렇게 본다면 우리 제주도도 달라져야 한다. 무한한 바다돌밭을 갖고 있으면서도 이를 활용하지 못하고 있는 현실을 반성하고 이를 자원화 하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
관광자원화가 안되는 바다돌밭은 관리의 소홀로 인하여 너무나도 지저분하며 무분별한 자원의 채취로 인해 그 생태환경마저 파괴되고 있다.
어촌을 체험관광지로 개발하는 것은 관광객을 유치함으로써 지역주민들에게 경제적으로 도움을 주는 동시에 바다돌밭의 생태계를 유지하는 최적의 방안이 된다.
고 승 익<제주대 관광경영학과 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