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청년이 만드는 만화 속 제주해녀 ‘관심’

박승희씨, 제주해녀 문화 유네스코 등재 기원 만화 제작
한류문화인진흥재단, 대중과 함께 해녀 만화 제작 지원

2016-03-21     오수진 기자

제주해녀문화의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 등재를 앞두고 제주해녀 문화를 지키고 알리기 위한 노력들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제주 출신도 아닌 한 청년이 제주 해녀의 삶을 만화로 제작하고 있어 관심이 모아진다.

우연히 TV에서 접한 다큐멘터리 속 제주 해녀의 모습에 매료돼 무일푼으로 제주를 내려와 해녀 할머니들을 만나고 본격적인 스토리 구성을 시작한 만화가 지망생 박승희씨 이야기다.

박승희씨는 서울미술고등학교 만화과를 졸업 한 뒤 제주 해녀 문화를 응원하기 위해 2014년부터 제주 해녀만화 제작을 기획했다.

박씨가 제작할 만화 장르는 ‘드라마’다. 그는 현재와 1960~70년대, 4·3까지 이어지는 세 시대의 변화 속에서 주인공인 제주해녀의 삶을 일대기 형식으로 보여줄 예정이다. 해녀 주인공과 주변 마을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서 제주해녀의 소녀다움부터 억척스러움까지 다양한 모습을 그려낼 계획이다.

소식을 접한 한류문화인진흥재단도 박씨의 만화 제작을 돕기 위해 ‘제주도 해녀 유네스코 등재 기원 문화 보존 프로젝트’ 계획을 마련하고 제작 지원에 팔을 걷어 붙였다.

박씨는 본지와의 전화 통화에서 “제주 해녀문화는 일본의 아마문화와 경쟁을 벌이고 있지만 일본의 콘텐츠가 제작 노력에 밀려 제주 해녀에 대한 가치를 충분히 전하지 못하고 있다”며 “이제는 예술 콘텐츠들이 적극적으로 나서 해녀 문화를 알리고 이들의 처우가 개선되도록 도와야 할 때”고 강조했다.

현재 박씨의 제주해녀 프로젝트는 모금 15일 만에 550만원이 넘는 제작금이 모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씨는 오는 5월 7일까지 만화 콘텐츠 제작에 필요한 대중들의 제작금이 모이면 8월까지 시나리오 작업을 마무리 한 뒤 만화책 그림 제작을 위한 작업을 시작할 예정이다.

2018년 초로 예정돼 있는 제주해녀 만화는 누구나 읽고 보기 쉬운 소재인 ‘만화’라는 점에서 해녀의 가치를 조명하고 널리 알릴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그는 책이 발간되면 제주에서만큼은 제주어로 번역된 책으로도 선보이고 싶다는 소망도 전하면서 제주해녀 문화를 알리는 작업에 응원을 부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