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으로 죽지 않는 유일한 방법
의학 발달 불구 암에 대한 공포 여전
여러 가지 권고 중 최고는 건강검진
인간에게 가장 무서운 것은 무엇일까. ‘인간대표’ 이세돌 9단을 4대1로 격파한 ‘알파고’에서 비롯되는 인공지능에 대한 공포도 없지 않다. 그래도 그것은 미래형이다. 현재 가장 무서운 것은 병, 그 가운데서도 암이 아닐까 한다. 의학의 발달로 많이 개선되기는 했지만 ‘암=죽는 병’이란 인식 등 암의 공포가 인간에겐 여전하다.
오늘 3월21일이 바로 ‘암 예방의 날’이다. 정부는 20일 제정된 지 10년이 된 ‘암 예방 수칙’의 개정 방침을 밝혔다. 과거와 달라진 개정안 내용은 ‘절대 금주’다. 한두 잔의 음주도 암이 유발된다는 많은 보고에서 비롯됐다. 술 없이 사회생활이 힘든 한국인으로서는 매우 받아들이기 어려운 권고안이다. 일반인들에게 권고는 물론 의사들 스스로도 준수하기 쉽지 않은 부분이다.
그렇지만 암 예방의 방향을 제시하는 취지로서는 매우 의미 있는 결정이라고 생각한다. 주 5회 하루 30분 이상 걷기도 매우 중요한 항목이다. 음식도 짜거나 탄 것 등은 먹지 않도록 권고하고 있다. 실제로 구워먹는 음식보다는 쪄서 먹는 또는 물에 끓인 음식이 훨씬 안전하다.
정상 체중 유지는 암 뿐만 아니라 모든 건강 생활의 기초라 할 수 있다. 작업장 등에서 항암 물질에 접촉하지 말라는 조항도 있다. 일에 몰두하다 보면 지키기 쉽지 않을 것이지만 최대한 노력해야 한다.
암 발생 물질이 산에 나는 식물류에도 포함돼 있을 수도 있다. 식용이라도 야생식물들은 다양한 독소를 포함하고 있다. 가능한 밭에서 경작되는 식물들을 권장한다. 채소와 과일을 많이 먹으라는 조항도 있는데, 여기서 말하는 채소·과일은 야생 열매나 식물류가 아니다.
바다 생태계도 오염 등 문제가 많이 발생하고 있다. 그래서 많이들 선호하는 ‘자연산’보다 양식 어종이 차라리 안전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양식장에선 항암물질이 포함된 사료는 결코 사용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번 권고안도 지난번처럼 다양한 음식의 섭취를 권고하고 있다. 채식만 해서는 안된다는 말이다. 채식이 좋다고 채식만 하는 분들이 있는데 암전문의로서 고기나 생선을 꼭 권하고 싶다. 활동량이 많고 다양한 환경에 노출되고 있는 현대인으로서는 꼭 다양한 육류와 생선을 섭취해야 한다.
100년 전만 해도 환경이 좋고 활동량이 많지 않았기 때문에 채식 등으로 건강을 유지 할 수 있었지만 지금은 불가능하다. 종교적인 이유가 아니라면 꼭 다양한 음식을 먹어야 한다.
종교적인 이유든 아니든 누구나 잊어서는 안되는 조항이 있다. 조기 건강검진이다. 암 전문의 입장에선 가장 중요한 항목이라 생각된다. 술을 마시지 마라, 담배 냄새를 맡지 마라, 짠 음식 먹지 마라 등 대부분의 암 예방 권고안을 일반인들이 다 준수하기가 어렵다. 본인이 준수하고 싶어도 사회가 ‘용납치’ 않는 경우가 많다.
그러므로 암 예방의 가장 중요하고 현실적인 방법은 조기 검진이다. 암은 초기에 발견되면 대부분 100% 완치된다. 암으로 절대로 죽지 않는 방법은 단 1가지다. 일찍 발견이다. 1년에 1번씩은 암 검진을 철저히 받아야 한다. 경험상 모든 암환자들은 암이 발견되기 전에 본인이 어떠한 느낌이 왔다고 한다. 이렇게 몸 상태가 나빠지면 즉각 암 전문의에게 정밀한 암 진단을 받아야 한다.
지인들에게 매달 8일 저녁 8시에는 꼭 혼자서 조용히 누워서 본인의 몸을 생각하고 느끼라는 권고한다. 매달 8일 8시라고 함은 팔팔할 때 건강을 조심하라는 의미로서 임의로 정한 것이나 이유불문하고 한 달에 1번씩은 꼭 자신의 건강을 느끼라는 이야기다.
인간은 만물의 영장답게 이러한 건강이상을 잘 느낀다. 소·돼지 같은 동물들도 도살장 근처에 가면 죽음을 느낀다고 한다. 암 예방의 최선책은 건강검진임을 잊지 말기 바란다. 암으로 죽지 않는 유일한 방법은 암을 초기에 치료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