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에 대처하는 우리의 자세

2016-03-16     김형준

올해 1월과 2월에 제주공항이 큰 이슈가 된 적이 있다. 유례없는 폭설과 한파로 인한 공항폐쇄와 이용객들의 노숙, 무더기 결항 등에 따른 대란 때문이었다. 또한 이 때의 한파로 인한 농작물 피해는 아직도 많은 농심을 멍들게 하고 있어 그 여파가 심각한 수준이다.

흔히 위와 같은 ‘위기’는 나에게 직접 닥친 상황이 아닐지라도 간접적인 영향을 주기 마련이다. 예컨대, 작년의 메르스 확산으로 인한 심적 불안과 생활의 위축, 그리고 얼마 전의 한파로 인한 농작물 피해는 해당 농작물의 가격 상승이라는 형태로 나타난다. 그래서 모든 위기는 ‘사람’에게 연관돼 진다고 볼 때 위기상황 발생 시 일반 대중들에게 이를 어떻게 전달하느냐 하는 것은 중요한 일이다.

2011년 국제화물운송서비스업체인 페덱스사 관련 피해 동영상이 SNS에 올라온 일이 있었다. 동영상은 사흘만에 조회수 100만을 기록했고, 페덱스사는 재빠르게 피해고객을 직접 만나 사과하고 새제품으로 교환해 주었으며, 해당 직원을 바로 해고했다. 또한, 수석부사장이 직접 사건의 진상과 피해고객에 대한 사과, 개선방안을 담은 동영상을 유튜브, 페이스북, 트위터 등의 소셜미디어에 업로드했다. 사건이 발생한 후 3일만의 일이었다. 물론, 회사에 대한 대중의 신뢰도는 급상승했다.

이와 반대로, 1988년 미국 쿠어스 맥주에 죽은 생쥐가 들어 있어 논란이 됐으나, 이에 제대로 대처하고 관리하지 못했던 사례와, 몇 해 전 남양유업의 영업소장이 대리점에 강제로 제품을 판매했으나, 이를 부인하고 책임을 회피하고자 했던 안일한 모습에 전 국민의 공분을 샀던 경우와 같이 사건이 발생했을 때 축소와 은폐에 급급하다가 오히려 더한 피해와 비용의 지출을 감수해야만 했던 사례는 우리 주위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제주시는 시민이 편안하고 안전하게 생활할 수 있도록 ‘위기관리 언론대응 매뉴얼’을 운영하고 있다. 재난발생 등 비상상황 시 단계별로 언론 홍보 및 인터뷰·브리핑 등 대응체제를 구축함으로써 시민들이 언론을 통해 정확한 정보와 판단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이를 통해 위기 관리가 제대로 이뤄 질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이런 매뉴얼이 가동되는 상황이 발생하지 않는 게 최우선이지만, 유비무환(有備無患)은 반드시 새겨둘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