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박시설 ‘과잉’ 현실화…호텔업계 ‘비상’
관광객 증가 불구 투숙률 급락…덤핑 경쟁 가속화
일반 숙박업소 불똥 불가피…부작용 해소책 시급
제주를 찾는 관광객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지만, 호텔업계는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숙박시설 공급과잉이 점차 현실화 되면서 가격덤핑 등의 과열경쟁이 더욱 심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14일 제주도관광협회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 2월까지 제주를 찾은 관광객은 214만1395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8% 증가했다.
특히 역대 1·2월 중 월 단위 관광객 100만 돌파라는 기록도 세우며 성비수기 구분이 더욱 모호해진 모습이다.
하지만 호텔 투숙률은 오히려 뒷걸음질 치며 공급과잉이 현실화됐다. 업계에서는 1~2월이 비수기라지만 투숙률이 크게 떨어지며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실제 도내 A특급호텔은 지난해 1~2월 70%를 웃도는 투숙률을 기록했지만, 올 들어서는 50%를 간신히 넘기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 B특급호텔은 올해 1~2월 투숙률이 전년 동기 대비 3~10% 가량 떨어지며 깊은 한숨을 내쉬고 있다.
이는 제주방문 관광객의 숙박선호도 변화와 함께 신규 숙박시설이 속속 시장에 진입하면서 발생하고 있는 공급과잉 때문이라는 게 전문가의 공통된 지적이다.
실제 제주발전연구원이 조사한 도내 숙박업체 공급 관련 용역결과를 보면 2018년 제주지역 관광호텔은 약 4330실 이상 과잉 공급될 것으로 예측했다. 지난해부터 2018년까지 1만9801실이 추가 공급돼 모두 4만771실로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제주도에 따르면 지난해 도내 관광숙박업 등록실적은 4357실에 달했고 8533실이 승인된 것으로 집계됐다. 올 들어서도 422실이 추가 등록하는 등 2년 간 4800실이 늘어났다.
이처럼 숙박시설의 공급과잉이 현실화되면서 호텔간 ‘울며 겨자 먹기’식의 가격덤핑도 이뤄지고 있다.
호텔 예약전문 소셜업체를 살펴보면 상당수의 도내 호텔이 많게는 정상가의 4분 1수준까지 가격을 내려 객실을 판매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C관광호텔(1급)인 경우 3만5000원에 등록돼 있기도 했다.
이러한 호텔들의 가격덤핑은 일반 숙박업소에까지 직적접인 영향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관광학계 관계자는 “호텔업체들의 난립으로 호텔 간 경쟁이 심화됨에 따라 가격파괴 등 부작용이 속출하고 있다”며 “이는 제주관광 전반에 좋지 않은 이미지가 형성될 수밖에 없어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