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미세먼지 신경 써야

2016-03-13     양철신

3~5월 미세먼지와 꽃가루 시기
상황 잘 파악하고 조심이 최선

북극한파의 극성이 심했던 날이 엊그제 같은데 이제 봄이다. 초봄을 지나는 3~4월은 황사와 미세먼지(particulate matter·PM)가 찾아오는 시기다. 그리고 5월까지는 삼나무·소나무 등의 꽃가루로 인해 이에 민감한 사람은 야외활동에 여간 불편한 시기다.

제주권역에서도 미세먼지의 빈도와 농도는 점점 심해지고 있다. 지난해 미세먼지 주의보를 발령한 횟수는 모두 11회, 최고농도는 360㎍/m3로 관측됐다.

미세먼지는 우리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로 아주 작은 10㎛ 이하의 먼지(PM-10)다. 화석연료 등이 연소될 때 자연적으로 발생하거나, 화학적으로 반응하여 직접적으로 형성되기도 하고, 다른 여러 요인과 결합하여 2차적으로 만들어지기도 한다.

2차적으로 만들어지는 경우는 자동차 배기가스 등과 황산염·질산염·암모니아 등의 이온 성분이 동반하여 입자를 형성하는 복잡한 경로를 거치면서 이루어지게 된다. 그 중에서도 금속화합물·탄소화합물 등과 같이 여러 가지 유해물질들도 함유될 가능성이 있는 경우에는 미세먼지의 질적 성질도 매우 위험하기 때문에 여러 유해인자를 복합적으로 포함한 미세먼지가 만들어지기도 한다.

봄철 꽃가루로 대표되는 송홧가루는 크기가 약 50㎛, 삼나무 꽃가루는 약 30㎛ 수준이다. 이들은 미세먼지에 비해 직경으로 3~5배 크지만, 부피로 따지면 27~125배나 크다. 부피는 직경의 세제곱에 비례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식물의 꽃가루는 미세먼지의 축에 들지도 못하며, 비강이나 폐기도 점막에서 쉽게 제거된다. 그러나 미세먼지는 크기가 매우 작기 때문에 코 점막을 통해 걸러지지 않고 폐포까지 직접 침투해 각종 호흡기질환을 유발한다.

특히 이보다 더 작은 입경이 2.5㎛이하의 미세먼지(PM-2.5)는 비공식적으로 초미세먼지라고도 한다. 이는 폐포를 통과하여 혈액을 통해 전신 순환으로 각종 질병이나 폐혈증을 일으킬 수도 있어 매우 위험하다.

미세먼지의 위해성 정도는 농도와 노출빈도는 물론 미세먼지가 생성되는 환경조건이나 오염정도에 따라 크게 영향을 받는다. 미국 일리노이 지역에 거주하는 노인을 대상으로 조사한 연구에 의하면 미세먼지 농도가 10㎍/m3 증가하면 심근경색 이력을 가진 환자의 사망률은 2.7배, 그리고 당뇨병이 있는 사람은 2.0배로 증가했다고 한다.

국내의 대기오염 연구 자료에 따르면 중국의 스모그가 30~50%가 우리나라에 영향을 미친다. 그리고 나머지 50~70%는 국내에서 생성되는 것으로 보고됐고, 국내 미세먼지 배출량 중에서 제주지역 배출량은 0.4~0.5%로 조사됐다.

이러한 자료에도 불구하고 미세먼지(PM-10) 농도가 100㎍/m3 이상인 경우에는 대부분이 장거리 이동 대기오염물질영향이 매우 지배적이라고 본다. 베이징·텐진·허베이 등 중국 북동지역에서 상승한 공기 덩어리(air mass)가 북서 경도풍을 타서 고기압인 한반도 상공에서 하강하여 대기가 안정인 정체조건일 때는 한반도 남쪽 전체가 미세먼지 돔이 된다.

보건환경연구원에서는 제주권 3개소에서 미세먼지를 실시간으로 측정, PM-10이 150㎍/m3이 되면 주의보를 발령하여 도민들에게 알려주고 있다(문자서비스 신청 : http://air.jeju.go.kr). 스마트폰 앱스토어에서 ‘우리동네 대기질’을 검색해 설치하면 실시간 미세먼지 농도와 예보와 경보 발령현황을 바로바로 알 수 있다.

미세먼지 농도가 높은 경우 어린이와 노약자, 호흡기·심장질환자는 물론 일반인도 실외활동이나 과격한 운동을 자제해야 한다. 특히 유치원과 학교에서는 옥외수업을 자제하고 실외 활동 때에는 꼭 황사 마스크나 보호안경을 착용해야 하고 차량운행도 자제하는 것이 필요하다. 미세먼지가 발생하지 않으면 좋겠지만 그렇지 못한 상황에선 제때 알고 예방하고 조심하는 것이 최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