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토속 해조류 양식기술의 개발

2016-03-09     홍성완

바다 기초생태계 핵심 해조류 급감
참모자반 성공·다른 종도 도전

제주 해녀들의 생활터전이자 우리들에게는 친수 공간으로 이용되고 있는 마을어장의 환경은 1990년대 중반을 기점으로 많은 변화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경제성장과 더불어 연안개발이 가속화되면서 조간대가 파괴되거나 잠식됐다.

지구 온난화에 따른 수온상승과 더불어 바다 속 암반이 하얗게 변하는 갯녹음 현상이 확산되면서 수산생물 생산량이 급격하게 감소하게 된다. 특히 조간대나 수심 10m이내의 얕은 곳 암반이나 돌에 부착해 살아가는 해조류에서가 많은 변화를 보이게 된다.

이 중에서도 제주해역 특유의 해황 조건에서 자라 육지부와는 다른 형태를 지니고 있고, 예부터 식용 및 약용 등으로 이용되어 어업인 소득에 큰 도움이 되었던 톳·우뭇가사리 및 참모자반 등과 같은 제주토속 해조류 생산량이 지속적으로 줄어들고 있다. 이에 따라 해조류 생산량 차제가 줄어드는 문제를 넘어 해조류를 먹이로 하는 소라·전복·오분자기와 성게 등의 생산량도 더불어 감소하게 되었다고 볼 수 있다.

마을어장에 서식하며 어업소득원으로 이용되고 있는 제주토속 해조류의 종류는 엽록소의 색깔에 따라 홍조류인 우뭇가사리(천초)를 비롯, 갈래곰보(독고달)·볏붉은잎(고장초) 등이 있다. 이와함께 갈조류인 톳과 참모자반과 감태가 있다.

이 가운데 우리들이 가장 접하기 쉬운 조간대 및 그 하부에서 자라는 톳과 우뭇가사리의 생산량은 1990년대에 비해 3~6배가 감소했다. 어장 환경 변화에 따라 생산량 감소는 불가피하더라도 불과 20여년 새 최대 6분의 1로 감소했다는 것은 제주바다의 심각성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가 아닐 수 없다. 이들 보다 더 깊은 곳에서 자라는 참모자반·갈래곰보·볏붉은잎은 극히 일부 해역에서만 보일 정도로 조사되고 있어 자원회복을 위한 노력이 가장 시급한 종이 아닐까 생각된다.

이러한 제주토속인 해조류는 국내 소비보다는 건조품으로 대부분 높은 값으로 일본으로 수출되고 있으며, 일본에서도 제주의 청정 이미지 때문에 자국의 생산물보다 선호하고 있다고 한다. 1970년대 갈래곰보는 생산량이 많고 비싸게 일본으로 수출돼 감귤나무 못지않게 지역경제에 큰 도움이 됐다고 한다.

해양수산연구원에서는 사라져 가는 제주토속 해조류 자원을 회복시키고 지속적으로 이용하기 위해 다년간 해조류 양식기술 연구를 추진해 오고 있다. 일부 종에 대해서는 인공종묘 생산기술이 확립되면서 제주해역 특성에 맞는 양식모델 개발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제주 대표적인 향토음식으로 인기가 있는 몸국의 주 재료인 참모자반 대량양식에 성공했다. 올해 양식에 성공한 참모자반은 자연산에 비해 신선하고 맛감이 좋고 단위면적당 생산량이 높아 1㏊당 10t 생산에 3000만원 정도의 소득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지금까지 해조류 양식은 남해안 등 육지부 해역에서만 경제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이번 고품질 참모자반 대량양식이 성공되면서 제주에서도 해조류 양식이 가능하다는 것이 입증됐다. 앞으로 제주의 청정 이미지를 브랜드로 해조산업을 육성하기 위해서는 풀어야 할 숙제들이 많다. 다양한 제주토속 해조류 인공종묘 생산기술 및 양식형태 등의 연구개발은 물론 어장이용과 시설 투자 등의 행정적 지원 시스템도 마련돼야 할 것이다.

우리 해양수산연구원은 올해 참모자반 양식 성공에 이어 내년부터 2개년에 걸쳐 20억원 규모의 국가연구과제를 추진한다. 바다 수중공간을 입체적으로 활용, 표층에는 참모자반, 중층과 저층에는 우뭇가사리와 감태, 갈래곰보 등의 증·양식장 조성모델 개발연구 추진도 해양수산부와 협의하고 있다.

계획대로 진행된다면 멀지 않아 제주바다의 해조류가 새롭게 조명될 수 있을 것이다. 해조류는 바다 기초 생태계의 핵심이며 수산동물에게는 어머니와 같은 존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