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만히 있는 게 돕는 일

2004-05-28     제주타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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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법 위반에 따른 대법원 판결로 지사직이 상실돼 ‘6.5 도지사 재선거’ 원인을 제공했던 우근민 전지사의 처신이 빈축을 사고 있다.

우전지사는 대법원 판결로 향후 5년간 공민권이 박탈된 상태다. 당연히 정당활동을 할수 없다. 어떤 선거운동도 해서는 안됨은 물론이다.
이 뿐만이 아니다.

최근에는 지사 재직 시 자신의 집무실에서 여성 단체장을 성희롱 했다는 혐의가 서울 행정법원에서 인정돼 도덕성에도 치명상을 입은 것이나 다름없다.

그렇다면 이에 대해 부끄러워하고 자중자애(自重自愛)하며 스스로 근신하는 처신이 옳은 것일이다.
특히 ‘6.5 도지사 재선거’와 관련해서는 더욱 그렇다. 재선거의 빌미를 제공한 장본인이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지출되는 사회적 비용은 얼마인가.
이로 인해 또다시 사회적 갈등과 분열을 야기하는 선거 후유증이 재발된다면 이 또한 “우전지사의 책임”이라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것이다.

그런데도 ‘6.5 도지사 재선거’에 개입해 “또 다시 도정에 영향력을 행사하려 한다”는 의심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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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전히 우전지사의 의뭉스런 행보가 자초한 것이다.
열린우리당 도지사 재선거 후보 경선때는 자신의 측근을 내보내 대리전을 치르게 하고 “후일을 도모하려 한다”는 비판을 불러 일으키기도 하다.

오죽해야 이와관련한 비판 여론이 비등하자 우전지사는 지난 4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린 재경 재주문화포럼 행사에 참석, 공개석상에서 선거개입 사실을 부인했고 “‘6.5 선거’가 끝날때까지 모든 연락을 끊은 채 서울에서 칩거하겠다”고 했겠는가.

그래 놓고도 지난 23일 신기남 열린우리당 의장과 통화하면서 “적극 돕겠다”고 사실상의 선거운동 의지를 밝혔다는 것이다.

이를 뒷받침 해주듯 우전지사는 25일 제주에 내려와 측근.지인등 50여명과 함께 저녁을 같이 한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물론 이 자리에서는 “선거에 선자도 안나왔다”고 한다.
그러나 때가 어느 때인가. 선거가 임박한 시기가 아닌가. 선거가 끝날 때까지 서울에서 칩거하겠다고 공개적으로 밝힌 지가 얼마나 되었는가.

그런데도 열린우리당 의장에세 선거를 돕겠다는 ‘선거지원 통화’를 한 다 다음날 제주에 내려와 과거 자신의 선거캠프 요원등 50여명과 저녁을 함께 했다면 무엇을 의미하는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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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에 개입한 의도가 아니라면 지인이나 측근들과의 저녁은 선거가 끝난 다음에 해도 늦지 않을 터이다.

그 저녁이 “선거 끝날 때까지 칩거하겠다”고 공개석상에서 밝힌 도민에의 약속보다 더 시급하고 더 소중한 것은 아닐 것이다.

따라서 그 모임이 선거운동 차원이 아니고 다만 “저녁 한끼 자리”라는 변명은 납득하기아 어렵다.

우전지사의 영향력이나 득표력이 얼마나 대단한지 또는 아닌지 여부는 상관없다.
우전지사의 선거개입이 어느 후보에 유불리로 작용할지도 별개의 문제다.

다만 대단한 영향력이나 대단힌 득표력을 가진 것으로 확대 포장되는 그의 허장성세(虛張聲勢)가 뻔뻔해서 하는 소리다.

6.5 도지사 재보선 선거의 원인 제공자러서 자숙해야 할 그가 ‘6.5 선거’ 개입하는 것은 제주도민을 두 번이나 업신여기는 것과 같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우전지사에게 신중한 처신을 주문하지 않을 수 없다.
멀리서 반성하며 조용히 지켜보는 신중함이 필요하다.

어줍잖은 언동으로 구설수에 오르거나 괜한 오해를 받는다면 본인은 물론 주변에도 이로울 것이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것이 그동안 갈등과 분열의 제주사회를 통합하는데 이로울 것이다. 거듭 강조하거니와 조용히 있는 것이 선거를 돕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