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균 5일 머물며 57만원 쓴다”
제주관광객 실태조사(上) - 내국인
대부분 개별여행…1인당 지출경비 감소
문화·쇼핑 복합적 휴양관광지 조성 필요
제주관광이 매년 발생하는 각종 악재에도 불구하고 성장세를 거듭하고 있다. 하지만 성장이 ‘양적성장’에만 머물러 있다는 지적에 따라 제주특별자치도 관광당국도 ‘양적성장’에서 탈피해 올해를 ‘질적성장’의 원년으로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지난 한 해 제주를 찾은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이뤄진 ‘관광객 실태조사’를 토대로 향후 제주관광정책이 지향해야 할 방향을 짚어본다. <편집자주>
지난해 제주를 찾은 내국인 관광객들의 체류일수는 제자리걸음을 한 가운데 지출은 크게 줄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소셜커머스에 의한 과도한 가격인하와 함께 숙박업 포화에 따른 과당경쟁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제주관광공사는 8일 지난해 제주를 방문한 관광객 6918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2015 제주특별자치도 방문관광객 실태조사’결과를 발표했다.
조사결과 지난해 제주를 찾은 내국인 관광객의 평균 체류기간은 5.08일로 전년(5.06일) 수준을 유지했다.
하지만 응답자의 경우 최장 230일에 달하는 이도 포함돼 있어 체계적인 정책을 펴기 위해서는 기간 별로 나눠 세부적으로 조사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세계관광기구는 관광객을 ‘1일 이상 365일 미만’으로 기준을 제시하고 있지만, 장기체류자가 포함될 경우 조사의 오류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관광형태는 개별관광이 89.0%로 주를 이뤘고, 패키지 8.7%, 에어텔 상품 2.3% 등이었다. 개별관광객 가운데 나홀로 관광 비율은 19.1%로 전년 대비 2.9%포인트 증가, 여행 트렌드에 맞춘 관광객 편의성과 관광지 접근성을 개선할 수 있는 인프라 구축이 요구됐다.
하나의 방안으로 중국인 관광객에 초점을 둔 시티투어버스뿐만 아니라 내국인 개별관광객들이 쉽게 도심 및 외곽 관광지에 접근할 수 있도록 도심 및 광역형 시티투어버스 운영을 검토할 필요가 있는 것으로 지적된다.
여기에 공항 및 항만 노선이 있는 시내(외) 버스의 경우 정거장별 주변 관광지에 대한 정보를 적극적으로 홍보하는 방안도 요구된다.
특히 관광객들의 1인당 씀씀이는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1인당 평균 지출경비는 57만2285원으로 12.3% 줄었다.
개별관광객은 57만228원으로 전년 대비 14.3%, 패키지는 50만8018원으로 18.5% 각각 줄었다. 다만 에어텔여행객은 5.5% 증가한 72만5401원을 기록, 대조를 보였다.
이처럼 씀씀이가 줄어든 것은 소셜커머스에 의한 과도한 가격인하와 포화상태에 이른 숙박업체의 과당 경쟁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또한 쇼핑 및 문화관광 측면의 매력적 요소 부족도 지출 경비 감소를 불러온 것으로 분석된다.
이와 함께 재방문 의향과 좋은 기억이 남는 활동은 자연관광지와 현장에서 이뤄진 활동이 60%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제주도가 깨끗한 환경에 기반한 자연관광지라는 긍정적인 측면도 있지만, 단순성을 넘어 관광을 통해 지역경제 파급효과를 더욱 높이고 문화, 쇼핑 등 복합적인 휴양관광지로 조성하는 정책 수립이 요구되는 부분이다.
이 외에 관광객들은 높은 물가(32.56%)와 대중교통 불편(15.99%), 쇼핑품목 다양성 부족(9.96%), 여행정보 획득의 어려움(5.84%), 관광정보의 부정확성(5.14%), 부정확한 안내표지판(4.87%) 등의 순으로 불편을 호소했다.
조사를 담당한 제주대학교 산학협력단 관계자는 “불편사항은 지속적으로 제기되는 문제로 관광기관과 협업을 통해 개선을 위한 꾸준한 노력이 필요하다”며 “특히 높은물가와 대중교통 불편은 전년 대비 크게 늘어 이에 대해 행정력을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