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의 현실을 먹물로 흩뿌리다
갤러리노리 ‘민중화가’ 허달용 초대전
평생을 미술과 사회의 함수풀이로 살고 있는 민중화가 허달용이 제주에서 첫 기획전을 연다.
갤러리노리(대표 김은중)는 5일부터 오는 21일까지 2016년 첫 기획전으로 한국화가 허달용 초대전을 연다.
현재 광주민족미술인협회 대표인 허 작가는 내면에 대한 깊은 성찰과 은유를 기반으로 작업을 펼치는 민중화가로 대중들에게 알려져 있다.
고등학교 시절 광주 민주 항쟁을 시작으로 평생을 광주에서 지낸 허 작가는 수많은 집회를 보고 겪으며 자연스럽게 민중화가가 될 수밖에 없었다고 말한다.
허 작가의 집안은 5대째 화가를 배출하고 있다. 화업으로 대를 잇다보면 자신만의 개성이 사라질 법도 하지만 허 작가는 광주민족미술인협회 대표를 비롯해 얼마 전에는 광주민예총 이사 등 대외적으로 많은 활동을 하며 민중들의 삶을 직시하는 작품을 일궈냈다.
이번 전시에서는 작품 20호에서 50호에 이르는 한국화 신작 30여점을 선보인다.
어지러운 현시대를 형상화한 작품 ‘혹세무민’을 비롯해 ‘제주오름’, 억새 풀, 새벽 소나무, 버드나무 등 다양한 소재로 한 작품을 통해 오늘의 대한민국을 감상할 수 있다.
특히 허 작가는 대한민국의 현실에 대한 이야기를 그림으로 풀어내던 전작들과는 달리 소나무 등 자연물을 통해 사회 현상을 새롭게 그려내고 있다.
허 작가는 “예전에는 백성들을 눈물 흘리게 하는 정치는 나쁘다는 것을 ‘눈물 흘리는 매화’로 표현했다면 최근에는 파국의 현실 속에서도 꼿꼿하게 나가자는 뜻에서 소나무를 그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전시를 기획한 갤러리노리 이명복 디렉터는 “올곧은 세상에 대한 염원이 담긴 소나무를 보면 그가 바라보는 세상에 대한 생각들을 읽을 수 있을 것”이라며 “대상 이면에 은폐된 사회적 맥락을 포착해서 작품으로 형상화하기를 주저하지 않는 작가”라고 그를 표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