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4·3정신’ 문학작품으로 승화되다
4·3평화문학상 시 ‘로프’·소설 ‘청학’ 선정…수상작 하반기 출간 예정
제4회 제주4·3평화문학상(이하 4·3문학상)에 시 ‘로프’(김산, 본명 김정호, 인천광역시 거주), 소설 ‘청학(靑鶴)’(정범종, 본명 정법종, 광주광역시 거주)이 선정됐다.
시 부문 당선작 ‘로프’는 과거와 현재의 문제를 잇는 역동적이고 긴장된 마디와 행을 갖춰 기존의 숱한 추모작들과는 다른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심사위원들은 “긴장의 마디가 전편에 잠복해 있어 시의 수준을 끌어올리는 광경이 경이로운 작품”이라며 “특히 의미심장하게 느긋하게 표현된 시의 마무리는 제주4·3에 대한 추도를 너무나 자연스럽게 흘려냈다”고 설명했다.
소설 부문 당선작 ‘청학’은 고려시대를 배경으로 청자에서 상감청자로 이행하는 과정을 통해 지배계급에서 민중 계급으로 이행하려는 천민들의 갈망을 다양한 재미를 곁들여 그려낸 작품이다.
심사위원들은 “제주4·3정신의 문학적 형상화와 평화에 대한 전형성을 보여주는 작품에 주목했다”며 “죽고 죽이는 살육의 세상을 끝내고 평화의 미륵세상을 불러오려는 주인공의 아내의 모습이 지닌 상징성이 긍정적 평가를 받아 수상작으로 선정됐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특히 심사위원들은 두 당선작에 버금가는 아쉬운 경쟁작들이 있었음을 토로하며 해가 거듭될수록 응모작품의 수준이 향상되고 있다고 전했다.
올해로 4회째를 맞는 4·3문학상은 제주4·3의 아픈 상처를 문학작품으로 승화시키고 평화와 인권·화해와 상생의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지난 2012년 3월부터 제정, 작품을 선정하고 있다.
올해는 시 부문에 고은·김순이·김정환 위원 등 3명과 소설 부문에 염무웅·이경자·현기영 위원 등 3명이 본심사위원으로 참가했다.
시상식은 이달 중 진행될 예정이며, 수상작들은 올해 하반기쯤 출판을 통해 독자들에게 선보여질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