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산사태도 국가 배상책임

법원, 기상이변 대비 안전유지의무 인정

2005-07-15     정흥남 기자

예상하기 어려운 기상사태로 피해가 발생한 사건에 대해 국가 배상 책임을 이례적으로 인정한 판결이 나와 귀추가 주목된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29부(강재철 부장판사)는 14일 태풍 ‘루사’의 영향으로 2002년 8월 산사태가 발생해 운전 중 숨진 이모 (당시 33세)씨 등 사망자 3명의 유족들이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 배상 청구소송에서 “피고는 유족들에게 9000만~1억9000만원 등 모두 4억4000여만원을 지급하라”고 원고 일부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피고(국가)는 국도에서 발생한 산사태의 원인이 시간당 최고 78.5㎜에 달한 폭우라는 점에서 책임이 면책돼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집중호우로 인한 피해발생 가 능성을 예상해 안전시설을 설치해야 했음에도 이를 게을리 한 점 이 인정되는 만큼 배상책임이 있다”고 밝혔다.
김씨 등은 폭우가 쏟아지던 2002년 8월 31일 아침 강원도내 한 국도를 이용해 출근하다 산비탈이 붕괴되면서 쏟아져 내린 흙더미에 매몰돼 숨 졌으며, 유족들은 국가가 안전시설설치의무를 다하지 않았다며 소송을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