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 많은 제주’ 가계대출 대폭 증가

작년 1조9000억원 늘어…한은 제주본부 통계 이래 ‘최고치’
서귀포시 주택담보대출 178.5% 상승에 도내 비중도 9.8% ↑

2016-02-24     진기철 기자

제주지역 가계대출이 지난해 2조원 가까이 증가했다. 이는 2008년 통계 작성 이래 가장 높은 증가폭이다. 기업대출은 연중 약 1조원 늘었지만 전체 여신 잔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크게 줄었다.

24일 한국은행 제주본부에 따르면 지난해 제주지역 예금취급기관의 가계대출 잔액은 8조2000억원으로 연중 1조9000억원 증가했다.

이는 2008년 통계 작성 이래 가장 높은 증가율(31.3%)로 전국평균(8.9%)의 3.5배 수준이다.

제주지역 가구당 가계대출 규모는 4061만원으로 8개도(경기 제외) 가운데 가장 높았고, GRDP(지역내총생산) 대비 가계대출 비중도 58.7%로 전국 평균 54.7%를 웃돌았다.

특히 서귀포시지역 주택담보대출은 지난해 연중 178.5%나 뛰면서 도내 주택담보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12.1%에서 21.9%로 확대됐다.

이는 서귀포시로의 인규 순유입 지속, 외지인의 도내 주택구입수요 등으로 주택공급이 늘면서 아파트와 연립주택을 중심으로 주택매매 및 임차가 늘어난데 기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또한 영어교육도시 및 혁신도시 등에서 신규 아파트 분양(2457세대)이 이어지면서 대규모 중도금 대출과 잔금 대출이 지속적으로 발생한 영향도 있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이와 함께 예금은행 기업대출은 연중 9000억원 증가했다. 부동산시장 활성 및 숙박업소 신설이 지속적으로 이뤄지며 중소기업의 부동산 및 숙박업관련 시설자금을 중심으로 12.9% 늘어난 규모다.

다만 가계대출이 더 빠른 속도로 증가하면서 예금은행 전체 대출 잔액 중 기업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62.7%에서 57.7%로 크게 하락했다.

이에 따라 예대율은 예금은행과 비은행 금융기관에서 모두 상승했다. 예금은행 예대율은 수신에 비해 여신이 크게 늘어 107.8%를 기록했다. 전국 93.9% 보다 높은 수준이다. 이에 따른 부족한 대출 재원은 도외지역 등에서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은행금융기관  예대율(67.5%) 또한 전년(63.1%)에 비해 상승하면서 전국치(69.5%)에 근접했다.

한편 지난해 제주지역 예금은행 원화대출금 연체율은 0.1%로 전년(0.6%)에 비해 큰 폭 하락했다.

한은 제주본부 관계자는 “연체율이 낮아진 것은 대출잔액이 크게 늘었지만 가계의 소득수준이 향상되고, 주택매매가격 상승 등으로 상환여력이 높아진 영향으로 풀이된다”며 “또 일부 은행의 부실 채권 본점 이관 및 분기말 상각 등에 따른 영향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