道체육회 ‘역사 속으로’

어제 이사회 열고 해산 ‘선언’

2016-02-23     박민호 기자

“제주특별자치도 체육회 해산을 선언합니다.”

제주 엘리트체육 발전에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해 온 제주도체육회가 23일 이사회를 열고 공식 해산했다. 1951년 창립 이후 65년 만이다.

제주도체육회는 이날 오후 5시 제주도체육회관 세미나 실에서 ‘제22기 제14차 이사회’를 개최, 국민체육진흥법 개정에 따른 ‘제주도체육회 통합 동의 및 해산의 건’을 상정·처리했다.

도체육회에 따르면 지난해 3월 국민생활체육진흥법이 개정됨에 따라 다음달 27일까지 대한체육회와 국민생활체육회가 통합해야 한다. 이에 따라 제주도와 제주도체육회, 제주도생활체육회 등은 지난해 말 제주도통합추진위원회(이하 통추위) 및 실무지원단을 구성, 5차례 회의를 통해 통합체육회 규약 등을 마련했다.

정부의 통합 의지에 따라 도내 양 체육단체도 통합을 위한 절차를 진행 중이지만, 이날 이사회에선 통합이후 예산 사용문제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흘러나왔다.

이 자리에서 문원배 도체육회상임부회장은 “도체육회 예산 중에는 지난 세월 동안 체육계선배들이 후진 양성을 위해 십시일반 마련해 준 20억원 정도의 특수목적(선수장학금) 예산이 있다”면서 “이 같은 예산은 ‘엘리트 우수선수 지원’ 등의 부대조건을 달고 통합 이후에도 함부로 사용하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제주도 관계자는 이에 대해 “통합 원칙에 따라 각 단체의 모든 권리와 의무, 재산 등은 포괄승계 원칙으로 한다”며 체육회의 주장을 일축했다.

1951년 출범 이후 47개 가맹경기단체(정식39개, 준가맹 8개)를 거느리고 제주체육발전을 이끌어 온 제주도체육회는 이날 이사회를 끝으로 공식해산 절차에 들어가게 된다. 이날 회의 직후 체육회 해산과 관련한 입장을 묻는 질문에 대부분의 이사들은 “할 말이 없다”며 회의장을 빠져 나갔다.

한편, 제주도체육회는 이날 이사회를 통해 공식 해산됐지만, 해산 시점은 통합체육회 창립대의원총회까지 유예했다.

통합체육회는 다음달 15일 창립대의원총회를 통해 공식 출범할 예정이며, 각 경기단체와 종목별 연합회의 통합은 오늘 8월까지 마무리 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