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상의 전환’으로 세수 확충을
제주 지방세수·서비스 대폭 성장
세원 발굴 성과자 인센티브 절실
제주관광이 숨 가쁘게 성장하고 있다. 2013년 내도관광객 1000만명을 돌파하더니 2014년엔 1200만명에 이어 지난해는 ‘메르스 여파’에도 불구하고 1300만명을 넘어섰다.
지방세 수입도 놀랄만한 성장을 거두고 있다. 1983년 125억원으로 ‘지방세수 100억원 시대’를 연 뒤 9년만인 1992년(1096억원) 1000억 시대에 들어섰다. 그리고 지난해는 1조 1241억원을 기록했다. 100억원 시대를 시작한 지 22년 만에 100배인 1조원 시대가 이어지는 등 해가 갈수록 세수규모도 급격하게 높아가고 있다.
필자는 지방세심의위원장직을 수년간 맡아왔다. 그동안 제주도가 시행하는 지방세 시책을 위원장 자격으로, 도민 개인으로서, 학자의 시각으로 지켜보면서 남몰래 고개를 끄덕인 적이 많다. 세수신장 못지않게 납세편의시책 또한 큰 발전을 이룩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 하나가 이의신청기간 단축이다. 납세자가 지방세 부과에 이의가 있는 경우 고지서를 받은 날부터 90일 이내에 신청하고 90일 이내에 위원회에서 심의하도록 하고 있으나, 62일을 단축해 28일 이내로 처리함으로써 이의신청자의 심리적 부담을 대폭 줄여주고 있다.
두 번째가 전국 최초로 실시한 ‘특별 납세 보호관’ 제도다. 공인회계사·세무사 8명을 ‘특별 납세 보호관’으로 위촉, 지정한 뒤 이의신청이 있을 경우 이들이 지방세 심의위원회에 참석해 납세자를 위해서 무료변론을 해주고 납세자에게 지방세 상담까지 해주고 있다.
세 번째 또한 전국 최초로 실시하고 있는 ‘컨퍼런스 콜’ 제도다. 이 제도는 신청인이 경제적인 일에 전념할 수 있도록 위원회에 참석하지 않더라도 아무데서라도 위원회에 전화로 진술할 수 있도록 한 제도다.
납세자의 권익이나 편의를 위한 이런 제도들은 제주도가 유일하다. 지방세 심의위원장이기에 다른 지방자치단체와 비교할 수밖에 없고, 비교하면 할수록 제주도가 납세자들의 편의를 도모하는 노력이 남달라 지방세 담당공무원에게 고마움을 느낀다.
현대 시대를 ‘창의성의 시대’라고들 한다. 그런데 세금을 받아들이는 데도 이런 창의성이 ‘반짝’함으로써 매년 1000억원 이상 지방세 수입을 높였다. 도민에게 새로운 부담을 주지 않고 1000억원이나 더 벌어들이다니 그 세원 발굴에 놀라움을 금할 길 없다.
제주도는 렌터카 등록지를 제주도로 등록하게 해 세수를 확충하고 있다. 콜럼버스의 계란 세우기처럼 어려운 일이었지만, 온라인으로 차량을 등록하게 함으로써 가능한 일이었다. 2012년에 처음 도입해 지방세와 세외수입을 합해 600억원, 2015년도까지 합하면 3392억원에 달한다. 매년 1000억원 이상 징수된다고 하니 ‘황금알을 낳은 거위’임에는 틀림이 없다. 세원발굴에 관한 창의성의 결과다.
기업에서 순이익을 이렇게 올렸다면, 엄청난 인센티브가 있었을 것이다. 처음에 이를 도입한 세무공무원이나 이를 유지함은 물론 매년 100억원 이상씩 지속적으로 역외세원을 유치한 담당공무원에게는 특별승진 등 인센티브가 필요하다고 본다. 이런 인센티브를 실시하면 다른 공무원들도 세수확충이나 예산절감에 힘쓸 것이고, 좋은 본보기가 될 것이다.
납세편의시책과 세수확충은 상관관계에 있다. 납세자들이 납세순응을 할 수 있도록 다양한 납세편의 시책을 펼 때 납기 내 징수율을 올릴 수 있고 이는 세수확충으로 이어진다. 아울러 세수확충은 세무공무원들이 창의성을 얼마나 발휘하는가에 달려 있다.
틀에 잡혀 있는 업무, 틀에 잡혀 있는 인사로는 세수확충을 꾀할 수 없다. 발상의 전환이 있어야 한다. 세무공무원들이 일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하고 인센티브를 줘라. 그러면 전혀 생각지도 못했던 아이디어가 나오고, 세수확충을 통해서 도민의 짐을 덜어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