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실 등 공간 태부족 책상 코앞에 칠판

[개발 바람 제주 학생 수용 비상] (中)도련초
4학년 학생들 25명 적정 교실서 44명 공부
교사 수급 등 이유로 학급 증설 사실상 불가

2016-02-14     문정임 기자

학교에만 다녀오면 영화관 맨 앞자리에서 영화를 보고 온 것처럼 목이 아픈 학교가 있다. 삼화지구 유입 인구를 소화하기 위해 지난해 개교한 도련초등학교 이야기다.

제주특별자치도교육청이 신규 택지개발지구 내 개교 학교임에도 학기 중 입주에 따른 전학생 수요를 예상하지 않고 관례적으로 연초 주소지를 기준으로 반을 편성했기 때문이다.

도교육청과 도련초 및 도련초 학부모 등에 따르면 4학년의 경우 지난해 3월 개교 당시 25명으로 출발했으나 신학기 이후에도 학생 유입이 계속되면서 겨울방학을 끝낸 2월 현재는 44명이 한 학급에서 공부하고 있다.

관련법에 따른 제주시 동지역 초등학교의 한 반 학생 수 기준은 29명이다. 31명이 되면 학급을 증설해야 하지만 학기 중 분반은 교사 수급 등의 문제로 사실상 불가능하다.

이에 따라 4학년 학생들은 당초 25명에 적정하게 만들어진 교실에서 사실상 두 배에 가까운 수가 수업을 듣고 있다. 책상 둘 자리를 마련하기 위해 교실 뒤편 사물함까지 뺐지만 맨 앞줄은 칠판과 지척인 상황이다.

도련초 학부모들은 “영화관 맨 앞줄에서 영화를 볼 때처럼 수업이 끝나면 아이들이 목이 아프다고 말한다”며 “책상이 빽빽해 이동이 어렵고 서로 부딪혀 아이들끼리 다투는 일도 잦다”고 어수선한 교실 분위기를 전했다.

이 같은 ‘콩나물 시루’ 수업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도련초 주변 아파트 입주 현황을 보면 지난해 12월말부터 LH 850세대와 부영 7차 350세대 중 960세대가 유입된 데 이어 오는 7월이후 부영 8차에 380세대가 입주를 앞두고 있다. 삼화지구 주변부 나홀로 아파트와 주택 등의 인구 증가세까지 감안하면 전학생 수는 당분간 계속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여기에 올해는 도교육청이 교원 인사시기를 20여일 앞당기면서 신구간 이전 학생 수 수합이 마무리돼 개학 후 전입생 증가분은 더 커질 공산이다. 

한 학부모 임원은 “요즘은 전입학이 1~2일이면 처리되기 때문에 이미 아파트에 입주했으면서도 신구간이나 설이 지나서 전학절차를 밟겠다는 엄마들이 많다”며 “올해도 콩나물시루 교실은 계속 될 것 같다”고 목청을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