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돌봄교실 전학년 확대 “어렵다”

이석문 교육감 2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서 밝혀

2016-02-02     문정임 기자

정부가 올해부터 초등학교 돌봄교실을 전학년으로 확대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데 대해 이석문 교육감이 난색을 표했다.

이석문 제주특별자치도교육감은 2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누리과정 예산도 없는데 (예산 추가지원없는)돌봄교실 확대는 어렵다"고 잘라 말했다.

현재 1~4학년을 대상으로 이뤄지는 돌봄교실과 달리, 5~6학년 돌봄교실에는 관리교사 배치 이외에 사실상 예산이 들지 않는다는 점에서, 이날 교육감의 단호한 어투는 예산 자체보다 정부 방침에 대한 공감도가 낮다는 의중으로 풀이된다.

실제 3~6학년에 대한 돌봄교실은 '방과후 연계형 돌봄교실'로서, 학교에 남아 방과후수업을 듣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쉬는 시간에 이뤄지는 방식이다. 저학년 돌봄교실과 달리 간식이 나오지 않고, 고학년의 경우 스스로 수업 시간과 쉬는 시간에 자신의 동선을 조절할 능력이 있기 때문에 교육 현장에서 수요가 많지 않은 상황이다.

실제 지난 해 정부가 돌봄교실을 기존 1~2학년에서 3~4학년으로 확대하자 당초 제주지역에선 12개 학교 700여명이 신청했지만 지금은 한 명도 참여하지 않고 있다.

이 자리에서 이 교육감은 누리과정 예산과 관련한 정부의 태도를 거론하며 재차 불편한 기색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 교육감은 "당초 교육부가 누리과정 예산 2조1500억원을 편성했으나 기획재정부가 삭감했다"며 "그렇다면 교육부는 예산을 왜 편성했는지, 기재부는 왜 삭감했는지를 우선 시도교육감협의회에 설명했어야 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누리과정 예산 사태는 중앙정부의 문제"라며 "어느 교육청도 누리과정 예산을 매년 편성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이와 함께 이 교육감은 해고 철회를 주장하며 지난 4일부터 교육청 앞에서 천막농성을 이어가고 있는 영어회화전문강사들에 대해 "고용문제가 아닌 교육의 관점에서 문제를 풀겠다"고 말해 계약 종료를 기존대로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