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담동 주택서 불···하반신 장애 20대女 숨져
2016-02-01 김동은 기자
제주시내 한 주택에 세들어 살던 20대 여성 장애인이 혼자 집에 있다 미처 불길을 피하지 못하고 숨져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1일 제주도 소방안전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1시45분께 제주시 용담1동 모 원룸형 주택에서 불이 나 신고를 받고 출동한 119에 의해 13분 만에 진화됐다.
이 불로 하반신 장애를 앓던 김모(28·여)씨가 안방 창문 쪽에서 웅크린 채 시신으로 발견됐다. 또 침대 등 13.2㎡가 불에 타 소방서 추산 190만원 상당의 재산 피해가 발생했다.
김씨는 남편 강모(45)씨와 함께 살고 있었지만 화재 당시에는 집에 혼자 있었다. 건설 현장에서 일용직으로 일하면서 아내를 돌봐왔던 강씨는 휴대전화를 집에 두고 외출한 상태였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휠체어에 의지해야 하는 김씨가 불이 난 상황에서 미처 빠져 나오지 못해 변을 당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김씨의 방 안에는 전화기도 있었지만 순식간에 퍼진 연기에 도움을 요청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소방당국은 화재 신고도 화재 경보기 소리를 들은 옆 가구 세입자 배모(46)씨가 했다고 밝혔다.
부검 결과 김씨는 폐와 기도에 다량의 연기가 유입돼 질식해 숨진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합동 감식을 통해 누전 흔적을 발견하고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정밀 감식을 의뢰하기로 했다.
경찰 관계자는 “불이 났을 당시 남편은 부재 중이었다”며 “범죄와의 연관성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