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의 힘으로 폭설한파 극복

2016-01-31     김병립

시민들 협력에 공무원들 힘내
폭설 대비한 재난관리시스템 재정비

지난 23일 32년만의 기록적인 폭설 한파로 시민들이 많을 불편을 겪었고, 제주를 찾았던 수많은 관광객이 고립되는 상황이 발생했다.

천재지변에 가까운 기상악화로 제주도 전체가 꽁꽁 얼어붙어 하늘길은 물론 바다길이 모두 막히는 초유의 사태가 이어졌으나 이를 극복하기 위한 행정의 노력 위에 시민들의 힘이 보태졌다. 읍면동 지역주민으로 구성된 자율방재단을 비롯해 봉사단체와 마을 자생단체 등 시민들이 공직자와 함께 힘을 보태 폭설 한파의 위기상황을 극복해 냈다.

시민들은 매서운 눈보라의 강추위에도 아랑곳 하지 않고 삽과 농사용 트랙터 등을 끌고나와 제설작업에 동참하는가 하면 결빙방지를 위해 모래살포에 함께해주었다. 홀몸노인, 장애인 등 취약계층 안전을 위한 모니터링과 예찰활동을 비롯해 단전으로 안전이 우려되는 주민들을 안전한 장소로 대피시키는 노력과 함께 공항폐쇄로 인해 어려움을 겪는 관광객들을 위해 무료 숙박제공 등 자발적 노력을 기울여 주기도 했다.

계속 쏟아지는 폭설과 거센 바람이 길을 막아서기도 했으나 제주시 2500여 공직자들은 여기에 굴하지 않고 현장에서 뜬눈으로 밤을 지새우다시피 하면서 제설작업과 결빙방지 노력을 기울였다. 발 묶인 관광객을 위해 모포 등 전시구호 및 재해구호물자와 빵 제공, 관광객 임시수용시설마련, 공항내 비상진료지원센터 설치 등을 통해 불편사항을 해소하는데도 힘을 기울였다.

공직자로서 당연한 의무이기는 하지만 매번 일이 발생할 때마다 가정을 돌볼 겨를도 없이 격무에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며 한편 안쓰럽고 측은하기도 하다.

이럴 때마다 힘을 보태는 시민들이 있어 공무원들은 악천후 속에서도 용기와 힘을 얻고 더 열심히 땀 흘리게 된다. 어려울수록 힘을 모아 위기를 극복해 온 제주시민의 저력과 제주시 공무원들의 결속력이 유감없이 발휘되지 않아나 생각하며 재난대응에 함께해준 모든 분들의 노고와 협조에 시정 책임자로서 다시 한 번 감사드린다.

이처럼 제주시민과 공무원들의 결집된 힘으로 인명피해 없이 다시 평온을 찾을 수 있게 됨을 고맙게 여기며, 한편으로 이번 기상악화로 피해를 입은 주민들께는 심심한 위로의 말을 전하며 피해가 최소화되도록 최선을 다해나갈 것이다.

그동안 우리 시의 재난대응 매뉴얼은 여름철 태풍에 치우친 면이 없지 않다. 그만큼 겨울철 폭설이 흔치 않았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런 면에서 이번 폭설 한파에 따른 대응체계는 부족함이 많았다. 해서 이번 폭설 한파는 이러한 문제를 재정비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우리 시는 이번 폭설 한파 대처 경험을 바탕으로 겨울철 폭설에 따른 재난관리시스템을 재정비하고 시민과 관광객 안전을 위한 재난대응체계를 확실히 해나갈 것이다. 특히, 공항만 등 제주를 오가는 교통로가 폐쇄되었을 경우를 가정한 대응 메뉴얼도 함께 검토하고자 한다.

제주시 지역에서 조사된 피해는 26일 현재 봉개쓰레기매립장 침출수 저류조 지붕붕괴, 가로등 파손 등 20여건에 18억여 원에 이르고 있다. 1차산업 등 피해조사가 완료되면 그 피해액은 더 늘어날 전망이다. 이에 대한 후속조치는 향후 정부와 제주특별자치도의 입장이 정해지는 대로 검토가 될 것이다.

이번 폭설과 한파는 다시 발생할지 모를 겨울철 재난의 사전 예고일지 모른다. 이를 교훈으로 삼아 어떠한 위기상황도 대처할 수 있는 시스템 운영이 필요하다. 여기에 민·관 협치문화 활성화를 통해 시민의 힘이 지역발전의 꽃이 될 수 있도록 소통확대에 더욱 매진해 나갈 것을 약속드리며, 이번 폭설 한파에 힘을 보태주신 시민 여러분의 노고에 거듭 감사를 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