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극강 ‘한파’…보육현장 ‘소동’
병설유치원 어제 일제 휴원
어린이집은 차량운행 안 해
학부모 ‘육아돌보미’ 찾아 발 동동
32년만의 폭설, 7년만의 극강 한파로 제주지역 전체가 얼음이 되면서 아이를 맡기고 출근해야 하는 가정에서는 일대 소동이 벌어졌다.
유치원에 아이를 보내는 부모들은 25일 제주지역 95개 병설유치원이 일제 휴원에 들어가면서 아이 맡 길 곳을 찾느라 애를 먹었다.
겨우 도움 받을 곳을 찾았더니 이번에는 이동이 문제가 됐다. 전 지역이 빙판길이 되면서 부모들도 버스를 타고 갈 출근해야 하는 상황. 아침부터 눈보라를 뚫고 어린아이를 데리고 나설 수 없었던 부모들은 인터넷 카페나 지인을 통해 1일 육아돌보미를 급히 구하거나 부부 중 한 사람이 출근을 포기해야 했다.
연동에 사는 이모씨(44세)는 “아내가 쉴 수 없어 내가 연차를 냈다. 빙판길에 연로한 부모님을 부를 수도 없었다.”고 아침 상황을 전했다.
어린이집에 아이를 보내는 부모들은 속을 더 끓인 하루였다.
이날 도내 575개 어린이집들은 제주도의 결정에 따라 차량 운행만 없이 정상 운영했다.
그러나 희망하는 원아에 한해 보육을 맡아주는 방식으로 운영되면서 부모들은 어린이집의 눈치를 봐야 했고, 어린이집은 식자재 배달을 장담할 수 없는 등 보육 여건이 원활하지 않은 상황에서 문을 열면서 이래저래 양측 모두 마음을 졸여야 했다.
실제 지난 24~25일 제주시청에는 보일러가 터지고 수도관이 동파됐다는 어린이집들의 신고가 10여건 접수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날 제주지역 보육 관련 인터넷 카페에는 “눈치 보여서 아이를 보내기가 망설여진다.” “유치원은 휴원인데 어린이집만 문을 연다. 안전관리는 모두 원이 책임지라는 것이냐”는 등 희망보육에 대한 부모와 보육 관계자 양 측의 불만 섞인 글이 속속 게시되기도 했다.
한편 사립유치원은 차량진입이 어려운 제주관광대 부속유치원과 엔젤유치원을 제외한 18개원 모두 차량 운행 없는 자율등원으로 이날 하루 정상 운영됐다.
기온이 다소 풀리는 26일부터는 도내 유치원과 어린이집 모두 정상 운영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