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최강 한파 제주섬 ‘꽁꽁’···항공기 운항 중단 수천명 ‘발동동’

2016-01-23     김동은 기자

매서운 한파가 몰아치면서 제주도 전역에 7년 만에 한파주의보가 발효되는 등 동장군이 맹위를 떨치며 제주섬이 꽁꽁 얼어붙었다.

입산 통제 전에 한라산에 올랐던 등산객 수백 명이 급히 하산했지만 대중교통을 제때 이용하지 한때 발이 묶이는가 하면 제주국제공항의 항공기 운항이 전면 중단돼 승객들이 큰 불편을 겪고 있다.

23일 제주지방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후 6시 현재 적설량은 한라산 진달래밭 90cm, 윗세오름 94cm, 아라 22cm, 제주 8cm 등이다.

이날 일 최저기온은 한라산 윗세오름 영하 13.9도, 성판악 영하 7.3도, 유수암 영하 5.9도, 아라 영하 5.5도, 제주 영하 2.2도, 서귀포 영하 2.5도 등을 기록했다.

기상청은 앞으로 25일까지 제주 산간에 10∼50cm, 산간을 제외한 지역에 5∼10cm의 눈이 더 내리겠다고 예보했다.

이보다 앞서 이날 오전 10시를 기해 제주 산간에 발효된 대설주의보는 대설경보로 대치됐다. 이어 오후 3시를 기해 산간 외 제주 전역에도 대설주의보가 내려졌다.

오전 11시를 기해 제주 산간을 포함해 제주도 전역에 한파주의보가 발효됐다. 제주도에 한파주의보가 내려진 것은 2009년 3월 13일 이후 7년 만이다.

산간에 눈이 쌓이고 노면이 얼어붙으면서 오후 6시30분 현재 한라산을 지나는 1100도로 어승생~거린사슴 구간과 5·16도로 첨단로~수악교 구간은 대·소형 차량 운행이 모두 통제됐다.

또 비자림로와 제1산록도로도 대·소형 차량 운행이 통제됐으며, 남조로·제2산록도로·첨단로는 대형 차량에 한해 체인을 감아야 운행할 수 있다.

이와 함께 번영로·평화로·한창로·서성로·명림로·애조로 등은 대·소형 차량 모두 월동장구를 갖춰야 운행이 가능하다.

산간에 대설특보가 발효되면서 한라산 입산은 전면 통제됐다. 한라산 등산객 300여 명이 대중교통을 제때 이용하지 못해 발이 묶이는 사태도 빚어졌다.

이들 등산객은 입산 통제 시각인 이날 오전 9시45분 전에 한라산을 오르기 시작했다가 오전 10시를 기해 대설경보가 내려지자 급히 하산했다.

그러나 많은 눈으로 일부 도로가 통제되고, 차량들이 거북이 운행을 하면서 제 시간에 버스가 도착하지 못해 주차장에서 대기해야 했다.

일부 등산객은 버스를 기다리는 것을 포기하고 스스로 걸어내려 오다 1100도로 휴게소 인근 도로에 고립됐다가 구조되기도 했다.

눈길 교통사고도 있었다. 이날 오전 6시43분께 5·16도로 숲터널 인근에서 시외버스가 눈길에 미끄러지면서 가드레일을 들이받아 유모(53·여·서울)씨 등 승객 5명이 경상을 입었다.

제주와 육지부 폭설로 인해 하늘길도 막혔다. 이날 오후 4시까지 출·도착 항공기 103편이 결항됐고, 151편이 지연 운항하면서 제주공항 터미널에는 대기 승객 4500여 명의 발이 묶였다.

한국공항공사 제주지역본부는 폭설과 윈드시어로 인해 이날 오후 5시50분부터 24일 오전 6시까지 제주공항의 활주로 운영을 중단했다고 밝혔다.

해상에 물결이 높게 일고 바람도 강하게 불면서 바닷길도 묶였다. 제주와 다른 지방을 연결하는 대형 여객선과 도서지역을 운항하는 소형 여객선·도항선 운항이 통제됐다.

북쪽에서 찬 공기가 내려와 기온이 큰 폭으로 떨어지며 24일에는 강한 바람과 함께 낮 최고기온도 영하권에 머무는 등 올 겨울 들어 가장 추운 날씨가 예상된다.

아침 최저기온은 제주와 서귀포 영하 4도 등 영하 5도에서 영하 4도, 낮 최고기온은 제주 영하 2도, 서귀포 영하 1도 등 영하 2도에서 영하 1도가 되겠다.

기상청 관계자는 “북쪽에서 찬 공기가 남하해 기온이 크게 떨어지고 바람도 강하게 불어 체감온도는 더욱 낮아질 것”이라며 “풍랑특보도 발효돼 항해하거나 조업하는 선박은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