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산악취 해결주체는 농가 

가축분뇨 배출시설 사업장 인·허가 및 축산악취 민원업무를 담당한 지 벌써 1년이 되어간다. 반복되는 업무이기에 뭔가 성과가 있어야 당연한 일이지만 “자랑하면서 내놓을 수 있는 게 없다”는 생각이 든다.

오히려 시민들에게 미안할 따름이다. 축산사업장에 대한 지도·단속(작년 42건에서 올해는 142건)은 나름 열심히 했지만 축산악취 민원이 152건에서 245건으로 급증했기 때문이다.

축산악취가 아주 심한 현장으로 가본다. 악취 주 발생 장소인 돈사는 청소를 하지 않아 분뇨에 의해 백돼지가 흑돼지로 변해 있다. 돈사 통로에는 돼지뼈가 널려 있고, 퇴비사는 폐사축 처리 장소로 이용되고 있다. 가축분뇨를 무단 배출하는 양돈장도 있다.

이대로는 아니다 싶어 양돈업 대표자를 대상으로 집합교육을 실시했다. 돈사 환경관리와 가축분뇨의 적정 처리를 당부했고, 사업장 방문시 재삼 교육을 했으나 악취 민원은 줄어들지 않았다.

축산악취를 발생시키는 장소는 돈사와 퇴비·액비장이다. 전문가들은 이곳을 매일 청소하고 정리하면 냄새는 확연히 줄어든다고 하는데 청소를 잘 하지 않는다. 물청소는 통로만 한다. 그러니 냄새가 날 수밖에 없다. 폐사축을 퇴비사에 방치함으로 악취가 더욱 심해진다.

밀식사육도 악취원인 중 하나이다. 최근 3년간 경매가격 호조로 많은 이윤을 남기기 위해 밀식사육 하고 있으나 규제법령이 없어 행정조치를 할 수 없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 할 수 있는 것은 환경부서의 단속도 아니요 축산부서의 행정지원도 아니다. 바로 양돈업 대표자 자신이다.

직접 돈사 청소도 하면서 직원들을 격려하고 냄새원인과 시설을 개선하고 악취저감 장치에 투자를 한다면 분명 냄새는 줄어든다고 확신한다.

또한 행정에서도 지원·육성 위주의 축산정책에서 탈피해야 한다. 조례 제정 등 제도개선을 통해 축산악취에 대한 조치를 강화해야 한다.

지원과 규제를 병행해 지역주민과 축산농가가 상생하고, 글로벌 명품축산이 탄생할 수 있도록 중지를 모아야 한다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