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은 협력의 해로”
2015년 도정·의회 숙제 많이 남겨
대의기관 및 견제와 동반자 역할
어느 덧 2015년이 저물어간다. 한 해를 마무리하며 지난 1년간 도민들에게 보여준 제주도정과 도의회의 모습을 돌이켜 보면 많은 반성과 아쉬움이 교차한다.
도민들은 지난 지방선거에서 원희룡 도지사를 선택했다. 제주사회에 새로운 세대교체의 바람을 기대했다. 한층 젊어진 도지사로부터의 신선함을 원했다. 중앙무대의 화려한 이력은 제주도정의 철학과 정책 또한 뭔가 달라질 것이라는 기대감을 갖게 했다.
도의회 또한 마찬가지였다. 의회주의자로서 협치를 꺼내든 지사를 바라보면서 의회와도 긍정적인 협력관계를 기대했다.
도민들의 기대에 부응하는 한 해를 보냈을까 하는 물음에 쉽게 답이 나오지 않는다. 녹록치 않은 한 해였던 것이 분명하다.
도민들이 지사에게 바라던 모습은 말로만의 화려한 협치가 아닌 도와 의회가 도민들을 위해 서로 상생하고 협력하는 새로운 모습이었을 것이다. 과거와는 사뭇 달라진 제주도정의 변화와 혁신이었다.
그러나 신선한 변화의 바람은 제주도정 내부의 자성은 물론 도민의 기대에 미치지 못한 듯하다. 올해 살림살이 규모를 결정짓는 예산협의에서부터 의회와의 불협화음은 지속돼 왔다. 결국 올해 사업을 마무리해야 할 정리추경 단계에서 감액예산만도 931억원에 달할 정도에 이르렀다.
예산만의 문제도 아니었다. 외부인사 등용도 많은 논란을 남겼다. 중앙무대에서 보여주었던 친화력과 탁월한 능력으로 정무적 역할을 잘 해내리라 기대했던 정무부지사를 비롯한 인사들은 하나 둘 제주를 떠났다. 도민사회와의 소통, 의회와의 협력강화를 기대한 인선이 그 힘을 발휘하지 못하면서 제주에 힘을 보태어 줄 우군을 만들었다는 기쁨보다는 도민들의 우려감이 더 앞섰으리라.
또한 제주도정과 의회가 함께 풀어야 할 숙제들은 계속해서 여전히 남겨져 있다. 제주의 최대 현안인 제2공항 건설문제는 제주사회의 한 단계 도약을 위한 장밋빛 구상이나 비전에 앞서 삶의 터전을 잃어버리게 될 해당지역 주민들을 보듬어 안아야 하는 커다란 과제가 남겨져 있다. 이제 얼마 후면 제주민군복합형 관광미항 건설이 완공예정에 있지만 강정주민들의 상처는 아물지 않고 남아있다.
더군다나 올 겨울은 감귤이 사상 최악의 위기에 직면해 있다. 전국을 강타했던 메르스 여파로 인한 관광산업의 체질개선 요구와 함께 도민들의 삶마저 불안하게 하는 부동산과 주거문제까지 더해지고 있다.
또 다시 한 해를 넘기며 뭔가 많은 숙제들을 남겨 둔 듯 마음이 무겁다. 누구나 새해가 되면 새로운 계획과 다짐을 하듯 제주도정과 의회도 마찬가지다. 도민들께서 양 기관에 부여한 책임과 의무를 다하기 위해 자세를 가다듬어야 할 때다.
제주도정은 도민들에게 약속한 초심을 잃지 않고 초반에 세웠던 정책구상과 계획을 이젠 실행으로 옮기는 실천의지를 보여주고, 구체적인 성과로 도민들에게 답해야 할 시점이다.
더군다나 지난주 새로운 정무부지사의 인사청문회도 끝났다. 행정은 물론 의회를 잘 알고 있기에 새로 취임할 정무부지사에게 거는 기대 또한 남다르다. 도민사회와 의회와의 소통과 협력의 가교역할을 기대한다.
도의회 또한 도민의 대의기관으로 때론 집행부의 견제 기관으로, 때론 협력의 동반자로서 도와의 관계를 잘 유지해나가며, 도민의 뜻을 잘 받들어 도민들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도의회의 역할을 충분히 해 나가리라 다짐해본다. 2015년 키워드가 갈등이었다면 2016년은 협력의 키워드를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내년 제주사회는 많은 변화가 예상된다. 더 나은 사회에 대한 희망과 열망을 노래하는 한 해가 됐으면 좋겠다. 양 기관 모두 도민들과 함께 제주사회의 미래를 꿈꾸고 도민들에게 더 할 나위 없이 좋은 소식만을 전해주는 한 해가 됐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