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관 ‘글쓰기 교실’에 대한 단상

2015-12-27     정미정

계속되는 비 날씨로 우울한 가을 어느 날, 신인상에 당선됐다는 전화를 받았다. 순간 5년간 하루도 빠짐없이 스스로를 다그치며 글을 썼던게 파노라마처럼 스쳐간다.

우연히 책 반납하러 들른 표선도서관에서 ‘글쓰기 창작 교실’이라는 프로그램 안내문을 발견한 그 순간이 아직도 어제 일처럼 생생하다. 책을 대출하고 반납하기 위해서만 이용하던 도서관에서 ‘글쓰기 창작 교실’이라는 강좌에 대한 안내문은 나에겐 굉장한 떨림이었다. 돌이켜 생각해 보면 문학도 문학이지만, 삶의 본질을 까맣게 잊었던 이 맹목적인 삶을 돌아보게 하는 것이 표선도서관에서 만난 글쓰기 강좌였다.

지속성, 정직성, 창의성은 강사선생님이 강의 내내 강조하시던 내용이다. 글을 쓰든 농사를 짓든, 장사를 하든, 성공한 사람에게는 반드시 이 세 가지 공통점이 있다고 하시던 말씀이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 새삼스레 떠오른다.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시간동안 어찌 외롭고 힘들지 않은 날이 없었겠는가? 도서관 글쓰기 프로그램이 유행에 맞춰 일회성으로 끝나는 강좌였다면 지금의 나는 없었을 것이다. 각자의 삶에 바쁜 시골 마을의 도서관에서 글쓰기 프로그램을 개설한다는 것은 어쩌면 대단한 모험이었을 것이다.

수강생이 모집되고 우여곡절 끝에 강좌가 개설돼도 수강생의 참여도가 적어 폐강의 위기에 놓인 적도 있었다. 그렇게 힘든 상황에서도 글쓰기 강좌가 꾸준히 이어져 온 건 지역주민들이 다양한 문화에 적극적으로 관심을 갖도록 기관으로서 가져야 할 사명감 때문이었으리라 생각한다. 인기 많은 다른 프로그램을 제쳐두고 몇 안 되는 수강생에게 글쓰기 프로그램을 개설해 준 표선도서관 관계자분들의 끊임없는 관심과 배려에 깊은 감사를 드린다.

도서관은 지역주민들의 문화적 상징의 표상이다. 요즘은 책뿐만 아니라 글쓰기 등 여러 가지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지역주민과 소통을 하고 있다.

따라서 도서관에서 운영하는 각종 프로그램을 통해 개개인의 자아발견은 물론 질적인 삶의 충족과 지역사회의 발전을 위해 지역 주민들의 많은 관심과 적극적인 참여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