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폭력 관심으로 예방할 수 있다

2015-12-22     김덕보

교육청·한라병원 프로그램 참여
시간 지나며 나타난 긍정의 모습

오늘날 우리 학생들의 학교생활은 경제적인 빈부의 차, 이혼으로 인한 결손가정 증가 등의 사회 구조 변화에 따라 과거와 다르게 개인적이며, 배타적 성격으로 변화하고 있다. 특히 컴퓨터와 휴대전화기 오락과 게임으로 학생들 사이에 많은 폭력이 발생하고 있다. 이러한 과정에서 발생하는 우울감과 불안감, 패배의식과 낮은 자존감으로 인해 성인이 돼서도 사회생활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이에 우리 학교는 학교폭력예방과 아이들이 행복한 마음으로 자신의 꿈을 찾으며 정서적, 심리적으로 건강한 학교생활을 할 수 있는 대책을 고민했다. 그 일환으로 제주특별자치도교육청과 한라병원이 연계해 운영한 2015 학교폭력예방 임상심리모니터링 사업에 참여, 2500만원의 예산으로 관련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우선 자신의 강점을 파악하고 타인과의 긍정적인 관계 형성, 우울·불안감 등의 부정적 정서 감소, 미래 희망을 갖기 위한 ‘긍정심리 프로그램’과 자연에 대한 이해를 통한 자아발견을 위한 ‘세계자연유산 탐방’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또 협동심과 성취감을 제고, 문제해결 능력 양성과 침착한 성격의 변화를 위한 ‘가죽공예’ 프로그램도 운영했다.

프로그램은 특별교육을 받은 우리 학교 학부모 7명, 도교육청 소속인 로하스학부모회 17명 등 24명으로 강사진을 구성, 우리 학교 1·2학년을 대상으로 집단 상담형식으로 총 8회기로 진행됐다. 시작 당시 학생들의 반응은 “왜 우리가 심리검사를 받아야 하고, 8회기라는 긴 시간동안 이런 프로그램에 참가해야 하는가”라는 불만으로 가득했었다. 그러나 회기가 거듭될수록 아이들의 반응이 달라져갔다.

처음에는 서먹서먹하던 학생들도 강사와 공감대가 형성되면서 표현력과 발표력이 부족했던 아이들이 강사의 질문에 서로 답하겠다고 손을 들며 아우성을 치는가 하면, 자신의 감정을 솔직하게 털어 놓는 등 적극성을 보이며 프로그램에 빠져들었다. 8회기 프로그램을 하는 동안 자신의 모습을 재발견하고 자신의 강점을 찾으면서 긍정적인 마인드를 가진 아이들로 성장해 가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달라지는 모습은 ‘아이들이 너무나 맑고 순수하며 건강한 정신을 가졌다’면서 강사들과 보람과 놀라움을 느끼기에 충분했다.

프로그램을 마무리하게 되자 강사와 아이들 모두가 아쉬워했다. 다음에 또 이러한 프로그램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면 꼭 참가하고 싶다는 의지를 보였다.

또한 강사로 직접 참가했던 학부모님들도 이러한 프로그램을 통해 자녀들의 고충을 이해하고 대화와 상담에 많은 도움이 됐다고 했다. 지금까지 자녀와의 관계에 대해 어떠했는지 자신을 되돌아보는 계기가 됐다며 프로그램 참여에 아주 흡족해했다.

프로그램 운영 기간이 짧아 학교 현장에서 그 효과가 당장 크게 나타나기는 힘들 것이다. 그러나 서서히 학교생활에서 그 효과가 나타나 학교폭력에 방관자적인 태도를 지닌 학생들에게 긍정정서를 높이고 부정정서를 낮춤으로써 학교폭력예방의 효과에 이바지 하리라 본다.

임상심리모니터링 프로그램을 마치면서 아쉬웠던 것은 검사결과에 따른 관심과 관리가 필요한 아이들을 위한 추수 프로그램(Follow-up Program)이 아직 만들어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따라서 이 사업을 성공적인 프로그램으로 완성시키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지속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추수프로그램을 만들어야 할 것 같다.

그동안 이러한 프로그램을 운영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해 주신 도교육청과 한라병원, 직접 운영에 참가한 로하스와 본교 학부모님들께 고마운 말씀을 드린다. 길지 않은 기간의 프로그램으로도 달라지는 모습을 보면서 ‘어른’들의 관심과 성의만 있으면 우리 아이들이 꿈과 비전을 갖고 다른 사람과 더불어 살아 갈 수 있는 민주시민으로 성장할 수 있음을 확인한 기분 좋은 프로그램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