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미제사건 다시 내년으로···”

어린이집 보육교사 피살사건 등···적극적인 수사 의지 요구

2015-12-21     김동은 기자

제주지역에 물음표로 남아 있는 강력 미제사건들이 올해도 해결되지 못한 채 또 다시 해를 넘길 전망이다.

특히 강력 미제사건 가운데 어느 것 하나 별다른 진전을 보이지 못하면서 경찰의 수사 의지가 부족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21일 제주지방경찰청 등에 따르면 올해까지 해결하지 못한 장기 강력 미제사건으로는 ‘어린이집 보육교사 피살사건’이 대표적으로 꼽힌다.

2009년 2월 8일 제주시 애월읍 고내봉 동쪽 농업용 배수로에서 어린이집 보육교사 이모(당시 27세·여)씨가 목 졸려 숨진 채 발견됐다.

2월 1일 오전 3시 제주시 용담동 남자친구의 집에서 나간 뒤 실종돼 일주일 만에 싸늘한 주검으로 돌아온 것이다.

경찰은 이씨의 승용차가 연삼로 8호광장(옛 제주세무서 사거리) 부근에 주차돼 있었던 점으로 볼 때 남자친구의 집에서 나온 뒤 택시나 주변을 지나던 승용차를 탔을 것으로 추정했다.

이에 따라 경찰은 이씨의 주변 인물은 물론 당일 운행했던 택시기사 등 3200여 명을 상대로 광범위한 탐문 수사를 진행했으나 연관성은 찾지 못했다.

더욱이 사건 발생 3년 4개월 만인 2012년 6월 15일자로 어린이집 보육교사 피살사건에 대한 수사본부마저 해체되면서 지금까지 이 사건은 실타래를 전혀 풀지 못한 채 미제로 남아 있다.

장기간 범인을 잡지 못한 채 미제로 남은 사건은 또 있다. 2006년 9월 3일 오후 2시44분께 제주시 건입동 모 소주방에서 주인 한모(당시 52세·여)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하지만 사건 해결의 실마리가 될 뚜렷한 단서를 찾지 못하면서 ‘소주방 여주인 피살사건’은 여전히 미궁에 빠져 있다.

2007년 9월 16일 제11호 태풍 ‘나리’가 제주를 강타할 당시 발생한 서귀포시 동홍동 40대 주부 피살사건 역시 답보 상태에 머물러 있다.

이처럼 굵직굵직한 강력 미제사건들을 해결하기 위해 제주지방경찰청은 내년 초 강력계 산하에 3명 내외의 장기 미제사건 전담수사팀을 정식 편성하기로 했다.

이런 가운데 수사는 현재까지 뚜렷한 진척을 보이지 않고 있어 경찰이 미제사건 전담수사팀 편성전까지 수사에 사실상 손을 놓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게다가 전담수사팀이 편성된다고 해도 시간이 많이 흘러 결정적 증거를 찾기 어려운 데다 인사 이동으로 전담 인력이 교체될 경우 수사의 연속성이 깨지는 등 수사 현장 상황은 녹록지 않아 사건 해결 가능성에는 물음표가 붙고 있다.

이에 따라 강력 미제사건 해결을 위한 체계적인 수사 시스템 마련과 함께 경찰의 보다 적극적인 수사 의지가 요구되고 있다.

도내 수사 분야 전문가는 “살인죄의 공소시효를 폐지하는 형사소송법 개정안이 지난 8월부터 시행되면서 2000년 8월 이후 발생한 살인사건부터는 공소시효가 없어진 만큼 수사 기록을 전면 재검토 하는 등 가능한 모든 방법을 동원해 반드시 범인을 잡아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