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하는 재미, 글을 쓰는 재미
우여곡절의 인생 속에서 한글을 배우지 못해 한평생 주눅 들고 답답하게 살아오신 송양순 할머니(79세). 몇 개월에 걸친 서귀포 오석학교의 한글 교육과정을 통해 ‘그동안 글을 몰라 주눅 들어 살았지만 이제는 글을 읽고 쓸 수 있어 너무도 자랑스럽다’시며 한글을 깨우치고 공부하는 재미를 시로까지 표현하셨다.
‘공부하는 재미/ 글을 쓰는 재미/ 열심히 글을 익을 때/ 고마운 밥솥이/ 나를 도와 주네요/ 공부는 끝까지 할 겁니다’
송 할머니처럼 이런 저런 사정으로 한글 익힐 기회가 없었던 저학력 성인에게 국민의 기초 능력 향상과 사회적 통합 실현을 위해 제2의 교육기회를 제공하고 안정적 학습환경을 구축하고자 추진된 국가사업의 일환으로 탄생한 것이 바로 제주도 ‘성인 문해 교육의 한글교실 과정’이다.
오늘날 성인기초교육은 단순한 문자해득으로부터 생활기능의 단계로 확대시키는 것으로 최근 유네스코는 이것을 ‘만인을 위한 교육사업’으로 발전시키고 있는데, 우리나라는 성인문해 개념 확장에 따라 기초문해 프로그램에 기능문해, 문화문해, 가족문해 등을 포함한 생활문해교육과정으로 운영하고 있다.
제주특별자치도 역시 제주도민의 저학력인구(무학~중학교졸업이하)중 7만 명이 넘는 성인을 위해 ‘성인 문해 교육 지원 사업’을 펼치고 있다.
현재 도내 문해 교육기관으로는 동려평생학교, 동려청소년학교, 장애인야간학교, 등하학교, 서귀포 오석학교로 총 5개소를 운영하고 있지만 평생교육시설로 등록되지 않은 기관에서도 동참하고 있는 추세다.
글을 읽는다는 것은 세상을 읽는 것이라고 한다. 문해교육은 문자의 이해체계를 배우는 것을 넘어 삶의 의미를 되새기고 보다 많은 사람과 소통하는 기회다.
이런 기회를 더 많은 제주도민이 누릴 수 있도록 제주특별자치도는 지원을 늘리고 관심을 높여나갈 것이다. 더 이상 글을 읽지 못해 가슴앓이를 하는 제주도민이 한 사람도 남아있지 않을 때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