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기후 체제’ 제주가 앞장선다

2015-12-16     박홍배

UN기후협약총회서 제주정책 호응
‘카본 프리 제주’ 지구촌 모델 가능

제21차 UN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가 196개 협약당사국 정부 대표와 국제기구·민간단체와 언론 등 약 3만명이 참가한 가운데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12일까지 프랑스 파리에서 열렸다. 지구온난화 방지를 위해서 지구촌 지도자들이 머리를 맞댄 이 자리에 원희룡 제주특별자치도 지사를 수행, 다녀왔다. 이번 총회의 결과에 따라 2020년 이후 각 국의 기후변화 대응 의무를 논하는 회의인 만큼 분위기는 뜨거웠고, 국가별 기후변화 대응정책을 소개하는 홍보관 역시 많은 관심이 집중됐다.

총회 기간 우리 제주도는 온실가스 감축을 통해 제주의 청정 환경을 보전하고 신성장동력으로 육성하는 ‘카본 프리 아일랜드(Carbon Free Island) 2030 정책’과 그린빅뱅 전략을 소개하는 다양한 활동을 했다. 원희룡 지사가 직접 한국홍보관에서 발표한 제주 그린빅뱅 전략은 총회에 참여하는 많은 전문가들로부터 새로운 미래 에너지 전략으로 주목을 받았다. 특히 글로벌녹색성장기구(GGGI)에서 내년 9월에 개최 예정인 글로벌 녹색성장주간(GGGW 2016) 행사를 제주에 유치하는 성과도 있었다.

국제사회에서 한국의 대표적 모델이자 전 세계에 적용할 수 있는 제주의 사례를 확실히 알려 협력과 지원을 이끌어 내는 계기를 마련한 것이다. 특히 박근혜 대통령은 총회가 시작되는 11월 30일 기후변화 정상회의 기조연설을 통해 제주의 카본 프리 아일랜드를 제시하며 에너지 신산업을 통해 전(全) 지구적 노력에 적극 동참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이는 우리 도만의 역량으로 새로운 산업을 만들거나 에너지체계를 바꾸는 것이 어려운 상황에서 중앙정부의 확고한 의지를 바탕으로 제주의 카본 프리 아일랜드 정책이 힘을 받고 추진할 수 있는 절대적인 기회를 맞이하게 된 것이다. 다른 곳보다 먼저 앞서나가고 테스트베드로 만들어 에너지 분야 새로운 산업을 육성하고 일자리를 얻을 수 있는 기회로 만들어야 한다.

제주도가 여태까지 실천한 부분을 바탕으로 앞으로 국가 정책과 일류기업 기술이 결합해 에너지신산업에 대한 제주도의 모델이 정립되면, 제주 모델이 전 세계 2500여 개 도시와 지역에 적용이 가능할 것이란 청사진을 그려본다.

그 일환으로 내년 3월 제주국제컨벤션센터에서 열리는 제3회 국제전기차엑스포에서 국제전기기술위원회(IEC) 전문가들이 참여해 전기차 배터리 충전방식 등을 논의한다. 이를 시작으로 전기차에 대한 국제적인 표준을 만들어 나가는 데 제주가 주도적인 역할을 하게 된다.

이와 함께 캐나다 밴쿠버·스웨덴 말뫼·덴마크 코펜하겐 등 신재생에너지도시와 협력하면서 르노 등 세계적인 기업들과 연계해 제주를 미래 에너지 전진기지로 만들어 나갈 것이다.

내년에 우선 한국전력·LG와 공동으로 신재생에너지 완결형 마을인 ‘에코 타운’을 구축하고 이를 단계적으로 확대하고 수출도 할 계획이다. 제주 모델에 대해서 개발도상국의 기후변화 대응을 지원하는 녹색기후기금(GCF)에서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파리 기후체제가 본격적으로 가동되기 시작하면 기존 화석에너지 중심의 글로벌 에너지 시장은 청정에너지와 에너지 효율 중심으로 재편될 예정이다. 전문가들은 파리 기후체제가 사회구조, 산업체계뿐만 아니라 남북관계까지 우리나라의 모습을 폭넓게 바꿀 ‘모멘텀’이 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이제는 새로운 에너지 정책과 높은 보편성을 가진 확산 가능한 모델이 필요한 시점이다. 제주는 성공적인 모델 수립 및 운영을 위한 충분한 잠재력을 보유하고 있다.

그린빅뱅 모델의 성공적 확산을 통해, 신재생에너지 및 전기차 100% 도입 및 새로운 경제적 가치를 창출하게 될 것이다. 세계적으로 분산자립형의 에너지 필요로 하는 도시나 섬, 사막지대가 굉장히 많다. 분산자립형 에너지로 결국 인류문명이 바뀔 거라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