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공항 “어째 이런일이” 관제 올스톱

12일 교신 장애 돌연 발생
관제탑 송·수신 불능 상태
77편 회항·지연 출발 불편

2015-12-13     김동은 기자

제주의 관문인 제주국제공항 관제 통신 장비 이상으로 12일 오후 1시간 넘게 항공기 수십 대가 착륙을 못하고 공항 주변을 맴돌거나 발길을 돌리는 등 운항에 차질이 빚어졌다.

특히 제주를 방문하는 관광객이 1000만 명을 넘어서는 가운데 관제 기능이 마비되는 사태가 발생하면서 공항 안전에 대한 신뢰에 ‘빨간불’이 켜졌다.

13일 한국공항공사 제주지역본부에 등에 따르면 12일 오후 6시50분께 제주공항 관제탑 접근관제소의 통신장비에 송·수신 감도가 떨어지는 교신 장애가 발생했다.

관제탑은 공항 반경 8km 내 항공기의 이·착륙을 관제하는 곳이다. 접근관제소는 제주 공역 내를 이동하는 항공기를 레이더로 포착, 관제하는 곳으로 각각 역할이 다르다.

이어 오후 7시40분께 관제탑에서는 주파수를 전혀 잡을 수 없는 송·수신 불능 상태에 빠졌고, 20여 분간은 불빛을 이용해 공항 관제가 이뤄지기도 했다.

제주지방항공청은 한국공항공사 관련 부서와 관제사 등을 비상 소집해 관제 통신 장비를 긴급 복구, 오후 8시6분께 교신 상태가 정상화됐다.

그러나 통신 장애가 이어진 약 1시간 16분 동안 제주공항에 도착하려던 항공기 37편이 착륙을 하지 못하고 공항 주변을 맴돌다가 결국 회항했다.

같은 시간 출발편 항공기도 안전을 우려해 이륙하지 못하면서 40편이 지연 출발하는 등 이용객들이 큰 불편을 겪었고, 공항 출발 대합실에서는 극심한 혼란이 빚어졌다.

당시 김해공항에서 제주행 비행기 출발을 기다렸던 오모(25·여)씨는 “비행기가 언제 출발할 수 있을지 모르는 상황에서 항공사 측은 제주공항 관제탑에 문제가 있다며 연락이 오는 대로 얘기해 주겠다는 말만 반복해 답답하고 불안한 마음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번 사태에 대해 항공 전문가들은 “공항 시설의 핵심 역할인 관제 기능 이상으로 한 시간 이상 항공기 이·착륙이 복구되지 않는 건 매우 심각한 문제”이라며 “관제 시설에 대한 전반적인 점검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한국공항공사 제주지역본부 관계자는 “국토교통부와 합동으로 제주공항 관제 통신 장비 이상 원인 파악을 위한 조사를 실시하고 있다”며 “조사를 통해 원인을 규명하고 개선 대책을 마련해 다시는 재발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