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내기 공무원의 좌충우돌

2015-12-09     이종찬

공무원이 된 지 어느덧 두 달이 지났다. 아직 부족한 게 많지만 그토록 원하던 공무원증을 목에 걸고 지역사회를 위해 일하고 있구나 하는 생각에 조금은 뿌듯하기도 하다.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임용된 지 몇 주 지나지 않아 맡게 된 ‘청소년 토론한마당’ 행사다.

학생들이 마음껏 토론실력을 뽐내고, 교사들이 머리 맞대고 심사하는 모습은 인상적이었다. 긍정적인 에너지가 뿜어져 나오는 느낌이었다.

이런 아름다운 모습을 만드는데 내가 조금이나마 기여한 것에 보람을 느꼈다. 생각해보면 이는 주변 선배 공무원들 덕분이다.

또한 평생교육지원과 식구들은 아무것도 모르는 내가 부서에 적응할 수 있도록 아기 걸음마 가르치듯 인내심을 가지고 지도해 줬다. 그것이 없었다면 이번 행사는 아마 파행으로 끝나지 않았을까. 되돌아보면 너무나 감사한 분들이 많다.

이 과정에서 보이지 않는 곳에서 고생하는 공무원들이 많다는 걸 알았다. 두 달 남짓한 기간 우리 부서에서만 20명이 안 되는 인원으로 10개에 가까운 행사를 치렀다.

토론한마당을 비롯해 ‘중국어 말하기 대회’, ‘주민자치 및 평생학습박람회’, ‘혁신비전포럼’, ‘진로직업박람회’ 등. 나는 아무것도 모른 채 같은 부서의 형과 누나들을 쫓아다니며 눈앞에 있는 일을 정신없이 하기는 했지만 좌충우돌 실수투성이라 제대로 도움이나 됐을지 모르겠다.

그 바쁜 와중에도 “처음엔 다 그렇다”며 보듬어 안아준 부서원들의 배려에 나에게는 실수가 오히려 커다란 배움의 기회가 됐던 것 같다. 되돌아보면 너무나 감사한 일이다. ‘새내기’ 혹을 달고서도 적은 인원으로 행사를 빈틈없이 준비하고 마무리한 선배들이 너무나 멋지고 존경스럽다.

내가 공직사회에 들어와서 직접 듣고 본 것은 외부에서 보는 공무원의 부정적인 모습이 아니었다. ‘최선’을 이루기 위해 사무실에서 또는 행사 현장에서 밤늦게까지 일하며 고민하는 모습이었다.

필자 또한 선배 공무원처럼 되기 위해 최선을 다해서 일을 배우고, 더욱 더 열심히 해나가야겠다는 다짐을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