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품질 감귤의 대안 성목(成木) 옮겨심기
노지 당도 높아지며 소득도 껑충
행정 지원 준비 농가 참여 바람직
1960년대 후반에 시작한 감귤원 조성사업은 지금까지도 나무가 불균일하게 식재돼 있어 작업능률이 떨어져 품질을 높이는데 한계가 있다. 따라서 경쟁력 확보와 미래를 대비한 노지 감귤원 환경 기반정비 사업, 즉 성목 옮겨심기가 필요하다.
도내 노지감귤 면적의 85% 이상을 점유하고 있는 궁천과 같은 품종은 당도가 9~10 브릭스 정도에 불과하다. 성숙기에 가뭄 현상이 나타나지 않는 한 노지상태에서 10.5 브릭스 이상 감귤을 생산하기는 어렵다. 소비시장에서는 맛있는 겨울딸기·사과·단감은 물론 수입 과일과의 경쟁과 농촌의 고령화는 제주 감귤이 넘어야 할 장애물이다.
그동안 농업기술원과 행정에서 간벌과 타이벡 토양피복, 높거나 얕은 이랑재배 등 노지감귤 품질을 높이기 위한 기술을 보급해 왔다. 나름 성과도 있었다. 그런데 현재 품질을 높이는 효율적인 방법으로 이뤄지고 있는 토양피복 재배는 문제점이 없지 않다. 피복작업이 쉽지 않은데다 해에 따라 품질이 높아지지 않는다.
그래서 불균일한 감귤원을 고품질 감귤원으로 변신시키기 위한 대안이 감귤 성목옮겨심기 기술이다. 2009년 처음으로 농업기술원이 개발했다. 1년차에 불균일하게 심어진 나무를 뽑아내고 일정한 간격에 맞춰 1줄로 이랑을 높이면서 옮겨 심고 2년차까지 새순관리 등 나무 형태를 만들고, 3년차부터 쉽게 토양피복재배 하면서 본격적으로 브랜드 감귤을 수확하는 방법이다.
성목 옮겨심기를 하면 이점이 적지 않다. 첫째 브랜드감귤을 균일하게 많이 생산할 수 있어 소득을 높일 수 있다. 서귀포농업기술센터 조사에 의하면 당도 11 브릭스 이상 산함량 1% 이내의 브랜드 감귤 생산 비율이 첫 수확시기인 3년차에 77%, 4년차에는 82%로, 일반재배의 4%에 비해 19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당도는 노지 평균 9.6 브릭스 보다 1.9 브릭스 높아졌고, 1000㎡당 소득도 492만원으로 일반재배보다 60% 정도 높은 것으로 분석했다.
작업능률이 높아지는 장점도 있다. 나무간격을 4m 내외로 심으면 농작업의 효율성이 제고, 고령화와 인력 확보가 어려운 현실에서 확실하게 미래를 대비하는 방안이 될 수 있다.
실제 노지 감귤원에서도 ㎏당 7200원을 받은 농가의 성공 사례도 있다. 2012년에 감귤 성목 옮겨심기한 신례2리의 오씨는 지난해 37t을 생산한데 이어 올해는 45t 생산을 예상하는 가운데 브랜드 감귤 비율이 90%에 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최근 ㎏에 최고 7200원까지 받아 노지 감귤 가격에 있어 새로운 기록을 달성했다. 현재까지 ㎏당 평균 3200원을 받으며 다른 농가의 부러움을 사고 있다.
또, 2010년도에 귀농한 강정동의 배씨는 2013년에 이 사업을 참여, 올해 첫 수확을 하면서 우수감귤 경연대회에서 최우수상을 받은데 이어 2015 대한민국 과일산업대전에서는 감귤부문 최우수상을 받으면서 과수 재배농업인으로서 최고의 영광을 안았다. 이 농가도 ㎏당 평균 3800원을 받고 있다.
감귤 혁신 성공의 열쇠는 다름 아닌 성목 옮겨심기다. 이 사업은 지금까지 41㏊ 추진됐다. 하지만 투자비용이 많이 들고 2년 정도 소득이 없어 소규모 영세농은 선뜻 참여하기가 쉽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제주 감귤 산업 발전을 위해서는 이 사업을 확대시킬 필요가 있다. 농업기술원에서도 내년부터는 성목 옮겨심기사업이 없는 마을에 시범포와 단지를 조성하는 등 다양한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행정에서도 지난 8월에 발표한 감귤혁신 5개년 계획 사업으로 지원을 할 준비를 하고 있다. 성목 옮겨심기는 감귤 혁신 5개년 사업에서 지향하는 품질혁신·유통혁신·의식혁신에 걸맞은 사업이라 생각한다. 성목옮겨심기 사업이 국제경쟁력 시대 미래 제주감귤의 품격을 높이는 일대 혁신사업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