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공항 立地, 사전에 새나갔나?

2015-11-22     제주매일

정부와 제주자치도가 이달 10일 제2공항 건설 후보지를 발표한 후 부동산 투기 의혹이 제기됐다. 물론 일부 언론에 의한 문제 제기였지만 그동안 대규모 개발사업 과정에서 비일비재(非一非再)했던 일이라 그 결과에 관심이 증폭됐었다.

이런 상황 속에 제주도가 9~10월 도내 부동산 거래 현황을 19일 공개했다. 나타난 결과는 일부에서 제기한 투기(投機) 의혹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정부의 최종 발표 이전부터 대정읍과 성산읍 등 제2공항 유력 후보지를 중심으로 토지거래가 활발하게 이뤄졌기 때문이다.

제주도청 홈페이지에 공개된 토지거래 현황을 보면 성산읍과 대정읍을 중심으로 최근 3년간 토지거래가 꾸준히 증가했다. 특히 제주공항 인프라확충 논의가 본격화된 지난해 말부터 거래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우선 대정읍 지역의 경우 2012년 8월 251필지에 불과했던 토지거래가 2014년 12월 480필지로 배(倍) 가까이 늘었고, 정부 발표 두 달 전인 올해 9월에는 851필지(36만6894㎡)로 급증했다. 하지만 10월에는 528필지로 소폭 감소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 같은 현상은 올 8월의 제주공항 인프라 확충용역 중간보고회에서 제2공항 건설안이 유력시되고, 그 후보지는 대정읍 신도리가 될 것이란 소문이 파다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제2공항 건설 예정지로 확정된 성산읍의 경우도 예외는 아니다. 2012년 8월의 토지거래는 242필지로 대정읍과 비슷했지만 올해 9월 443필지로 급증했다. 더욱이 정부 발표 한 달 전인 10월엔 대정읍보다 필지(549필지)도 늘었지만 면적으론 두 배가 넘는 100만6249㎡의 토지가 거래됐다.

특기할 것은 올해 10월 성산읍과 대정읍의 토지거래 필지 가운데 절반 이상이 도외 거주자가 매입했다는 점이다. 예컨대 성산읍은 549필지(100만6249㎡) 중 434필지(44만㎡), 대정읍은 528필지(44만4786㎡) 가운데 300필지(18만6000㎡)의 소유자가 도외(道外) 거주자였다.

그러나 이를 사전 정보(情報) 누설로 인한 외부인의 투기로 보는 것은 합당치 않다는 의견도 많다. 중간 용역보고회를 통해 대부분의 윤곽이 알려진데다, 10월 중 토지거래 매입자의 절반 이상이 제주에 적을 둔 사람으로 밝혀지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섣부른 투기 의혹(疑惑) 제기보다는, 제2공항의 성공적인 건설을 위한 범도민적 슬기와 지혜를 모으는 것이 그 무엇보다 시급한 과제라는 게 설득력을 얻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