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하면 웃음꽃···노란 조끼는 이제 평범한 일상”
‘동행 함께하는 제주’···제주평화적십자봉사회
“봉사를 하면 웃을 일이 많을 뿐만 아니라 힘든 것도 싹 잊혀집니다. 그래서인지 이제는 봉사가 평범한 일상이 돼 버렸습니다.”
지난 10일 오전 대한적십자사 제주도지사 사무실에서는 노란 조끼를 입은 봉사 단원들이 도시락을 준비하는 데 한창이었다.
도시락을 맛있게 드실 어르신들의 모습을 잠시나마 떠올리기라도 한 듯 단원들의 얼굴에는 흐뭇한 미소가 어렸다.
이들은 “도시락을 보고 나면 왠지 뿌듯한 기분이 든다”며 “점심 시간에 맞춰서 도시락을 배달하는 일만 남았다”며 웃어보였다.
이날은 제주평화적십자봉사회(회장 정경자)가 도내 소외계층에 따뜻한 정성이 가득 담긴 점심 도시락을 전달하는 날이었다. 완성된 도시락은 단원들이 어르신들을 일일이 찾아다니며 배달했다.
2006년 9월 결성된 제주평화적십자봉사회는 20여 명의 회원들이 활동하고 있다. 처음에는 남녀 혼성으로 출발했지만 현재는 여성 회원들로만 구성돼 있다.
회원들은 매주 화요일마다 홀몸노인 등 소외계층에 도시락을 전달하고 있다. 도시락을 건네받은 어르신들은 손을 잡으며 “고맙다”거나 “고생한다”는 말을 연신 반복한다.
주머니에 있던 사탕을 손에 쥐어주는가 하면 등을 만져주고 뒤에서 안아주기도 한다. 어르신들은 이렇듯 자신만의 방법으로 고마움을 표시한단다.
어떤 식으로든 고마움을 표현하려는 어르신들의 모습이 오히려 감사함으로 다가온다고 했다. 회원들이 봉사를 하면서 가장 보람을 느낄 때는 어르신들의 따뜻한 마음이 그대로 전해질 때다.
회원들은 봉사회 결성에 앞서 제주시 조천읍 함덕리에 위치한 사회복지시설인 아가의 집에서 목욕 봉사를 했었는데 지금까지도 이 봉사를 이어오고 있다.
아이들과 함께 간식을 만들어 먹기도 하고 겨울에는 김장김치를 담가 전달하기도 한다. 봉사가 계속되면서 회원들은 아이들과 부쩍 가까워졌다.
매달 셋째 주 목요일에는 적십자사 사랑팡 급식소에서 저소득층 130여 명을 대상으로 무료로 점심 식사를 대접하고 있다.
어르신들이 다양하게 맛 볼 수 있도록 반찬 가짓수를 늘리는가 하면 계절에 맞는 음식을 준비하는 등 세세한 것 하나까지 신경을 쓰고 있다.
회원들은 또 희망풍차 결연을 통해 취약계층에 삶의 질 향상과 사회안전망 강화에 기여하기 위한 수요자 맞춤형 통합서비스 제공에도 노력하고 있다.
베트남에서 제주로 시집을 온 여성의 사연이 대표적이다. 남편은 소아마비를 앓아 몸이 불편했고, 시어머니는 스스로 거동을 하지 못하는 상태였다. 게다가 초등학생 아들은 희귀병까지 앓고 있었다.
제주평화적십자봉사회는 이 같은 사연을 적십자사에 알려 다문화 가정에 대한 의료비 지원이 이뤄질 수 있도록 했다. 나아가 회원들은 병원이 있는 서울에서 제주를 오가며 이들을 직접 돌봤다.
그런가 하면 지난 5월 제주에서 열렸던 ‘제9회 전국장애학생체육대회’와 ‘제44회 전국소년체육대회’에서도 선수들이 안정적으로 경기에 임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지난해 ‘제95회 전국체육대회’ 와 ‘2014 전국장애학생 직업기능경진대회’ 당시 성공 개최를 위해 숨은 곳에서 땀을 흘리는 등 도내에서 열리는 굵직굵직한 행사에 도우미로 적극 나서고 있다.
이 때문에 주변에서 도움을 요청해오는 일도 잦아졌다. 봉사 요청이 들어오면 일정이 겹치지 않는 한 시간을 내서 도움을 주고 있단다.
제주평화적십자봉사회는 최근 주변에서 많이 활발해졌다는 얘기를 듣고 있다. 30대 후반부터 50대 중반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회원들이 활동하고 있는 만큼 앞으로 기대해 볼만한 봉사회라는 평가도 듣고 있다.
정경자 회장은 “제주평화적십자봉사회는 다른 봉사회와 비교해 무언가 특별하게 하는 활동은 없다”면서도 “그러나 적극적이고 열성적인 회원들이 있는 만큼 주요 행사마다 빼놓지 않고 참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태훈 대한적십자사 제주도지사 구호복지팀장은 “제주평화적십자봉사회는 아픔과 어려움이 있는 이웃들에게 먼저 나눔의 손길을 내밀며 따뜻한 온정을 전하는 것은 물론 이들이 희망찬 새삶을 만들어 나갈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봉사를 실천해 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강 팀장은 “제주평화적십자봉사회가 적십자의 사랑과 봉사의 정신으로 변함없는 이웃사랑을 실천하며 도민들에게도 봉사의 행복과 소중함을 널리 알릴 수 있는 봉사회로 성장해 나갔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덧붙였다.
“지금처럼 회원들과 함께 꾸준히 봉사 전개할 터”
정경자 제주평화적십자봉사회장은 “시간을 조금만 쪼개면 할 수 있는 것이 바로 봉사”라며 “봉사를 통해 보람을 느끼는 것은 물론 유대감도 강화할 수 있다”고 봉사의 장점을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도 지금까지 해온 것처럼 회원들과 함께 꾸준히 봉사를 전개할 것”이라며 “지금 이 분위기대로 돈독한 관계를 유지하면서 많은 봉사를 할 수 있는 봉사회로 성장시켜나가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