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영 전환에도 불법 유통된 삼다수

2015-11-05     제주매일

김영철 제주개발공사 사장은 지난 7월 “도내 삼다수 대리점 유통 방식을 개발공사 직영(直營)체제로 전환한다”고 밝혔다. 특혜 시비를 비롯해 도외 반출 및 공정거래법 위반 등의 제반 문제를 원천 봉쇄하겠다는 뜻이었다.

그러나 불과 석달 만에 이 발언을 무색케 하는 일이 발생했다. 도내 시판용으로 생산된 제주삼다수가 인천지역에서 유통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지금까진 불법 유통이 적발돼도 대리점에 그 책임을 전가하면 됐으나 직영 체제에선 그럴 수도 없어 개발공사로선 난감한 처지가 됐다.

이 같은 사실은 현재 인천에 거주하고 있다는 제주 출신 김모 씨의 민원 접수로 알려졌다. 김씨는 제주특별자치도 홈페이지 <제주자치도에 바란다> 코너에 ‘제주도의 물 삼다수…이렇게 관리해서 되겠습니까?’라는 글을 올렸다.

이 글에서 김씨는 “도내 판매용 삼다수를 인천에서 볼 수 있다면 뭔가 잘못됐다는 생각에 사진 등을 첨부한다”고 밝혔다. 실제로 첨부된 사진에는 삼다수병 상단에 ‘2015/10/02 10:58 제조 제주도내 판매용’이라 명시됐다. 더욱이 지게차가 화물트럭 파레트 위에 적재된 삼다수를 하역하는 사진도 첨부돼 있었는데, 파레트에도 ‘제주특별자치도개발공사’란 문구가 선명했다.

개발공사가 자체 조사에 나선 가운데 현재로선 유통된 물량이 어느 규모인지 짐작키 어렵다. 다만 트럭에 적재된 삼다수를 감안할 때 개인보다는 조직적인 것이라는데 무게가 실리고 있다.

제주도는 개발공사에만 조사를 맡길 게 아니라 직접 나서 진상을 규명하고 문제가 있다면 그 책임을 철저하게 물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