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기상청 '예보 노이로제'
작년 제주북부 '강수정확도' 7월 72%-8월 69%…전국 최하위권
제주지방기상청의 지난해 여름철 강수 유무 정확도가 전국 최하위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예보가 제 구실을 못함에 따라 비 피해 대비를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기상청이 최근 국회 과학기술정보통신위 서혜석(열린우리당) 의원에게 제출한 '기상예보 정확도 추이' 자료에 따르면 단기예보(3일 이내) 강수유무 정확도에 있어 2002년 7월 70%, 8월 79%, 2003년 7월 80%, 8월 77%, 지난해 7월 78%, 8월 71% 등으로 80%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지난해 7월 중 제주 북부지역의 단기예보 강수유무 정확도는 72%로 강릉의 86%보다는 14%의 큰 차이를 보였으며 73%의 여수에 이어 전국 예보구역 13곳 가운데 꼴찌를 기록했다.
특히 지난해 8월 중 정확도도 제주 북부지역은 13곳 가운데 두 번째로 낮은 69%를 보이면서 이 같은 낮은 정확성 때문에 비 피해에 대한 대비가 어려움을 겪었다.
실제로 8월 22일 일부 지역에 시간당 최고 100mm의 비를 뿌리며 손 쓸 틈도 없이 도내 곳곳에서는 폭우로 인한 피해가 속출했다.
올해도 사정은 낳아지지 않아 지난달 26일부터 28일까지 제주시 지역에 10~40mm의 비가 온다는 예보는 보기 좋게 빗나갔다.
서 의원은 "기상청의 예산은 꾸준히 늘고 있는 데다 주요 선진국과 비슷한 규모의 수치예측 소프트웨어를 운영하고 있지만 기술개발 인력이 크게 부족하기 때문에 정확도가 떨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면피성 예보에서 벗어나 최근 선보인 산업기상서비스와 같은 적극적인 기상예보가 필요하다"며 "장기적인 기상관측 및 예보 능력 향상을 위한 장비와 인력에 대한 계획뿐만 아니라 단기적인 운용소프트웨어의 개발도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제주지방기상청 관계자는 "제주는 4면이 바다일 뿐만 아니라 중심에 한라산이 위치해 있어 여름철 단기간 내 기상이 급변한다"면서 "이에 따른 국지성 폭우의 예측과 강수량 예보가 어려운 실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