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공항 立地를 둘러싼 논란과 갈등

2015-10-28     제주매일

“제2공항의 입지(立地)는 과학·기술적 문제 등 전문적인 검토를 거쳐 결정돼야지, 도민의견을 수렴할 부분은 아니다.” 김남근 제주도 교통제도개선추진단장의 도의회 발언을 둘러싼 논란이 일파만파(一波萬波)로 번지고 있다. 의원들은 “가장 중요한 입지와 관련 도민의견을 반영하지 못한다면 무슨 의견을 들을 것이냐”며 ‘제2 강정사태’까지 우려한다.

‘제주공항 인프라 사전타당성 조사’ 용역이 진행 중인 가운데 오는 11월 최적 대안이 선정돼 발표될 예정이다. 현재 거론되는 방안은 ▲기존공항 확장 ▲기존공항과 병행 운영되는 제2공항 건설 등 2개안으로 압축돼 있다.

김남근 단장의 발언은 제2안(기존공항 존치+제2공항)을 전제(前提)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두 가지 큰 실수를 저질렀다. 첫 번째가 용역팀이 최적 대안을 발표하기도 전에 ‘제2공항 입지’ 문제를 거론함으로써 논란에 불을 지폈다. 다른 하나는 아무리 국책사업이라고 하나 ‘도민의견 수렴 배제’를 당연시 했다는 점이다.

물론 공항 입지 결정은 기술과 경제, 환경적 문제를 포함해 공역(空域)과 기상 등 전반적으로 고도의 전문성을 요한다. 때문에 도민들의 의견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그렇다 하더라도 지역주민들의 입장은 가장 기본적이고 중요한 요소다. 이를 건너뛰고 사업을 추진하겠다는 것은 아직도 행정이 ‘전근대적인 발상’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음을 뜻한다.

지난 몇 년간에 걸친 ‘강정 해군기지’와 관련 첨예한 갈등을 벌써 잊어버렸는가. 도민의견 수렴 없는 ‘제2공항 입지’ 일방 발표는 또 다른 파국(破局)을 부를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