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육 대란’ 대신 ‘등원 전쟁’
어린이집 집단 휴원 첫날
차량 미운행 학부모 불편
28일 오전 제주시 이도2동의 한 어린이집 앞. 출근 시간에 앞서 아이를 직접 등원시키기 위한 학부모들의 차량이 한꺼번에 몰리 면서 ‘때 아닌 전쟁’이 벌어졌다.
학부모 박모(32)씨는 “부부가 맞벌이를 하기 때문에 출근을 하 기 전에 아이들을 데려다줘야 해서 평소보다 서둘러 집을 나섰 다”고 말했다.
제주지역 민간어린이집들이 보육료 인상과 보육교사 처우 개선 등을 요구하며 28일부터 3일간 집단 휴원에 들어갔다.
어린이집 문을 닫는 것이 아니라 보육교사들이 연가를 내는 방 식이어서 당초 우려했던 보육 대란은 없었지만 일부 어린이집이 통학차량을 운행하지 않아 학부모들이 불편을 겪었다.
28일 제주도민간어린이집연합회에 따르면 연합회 소속 민간어 린이집은 모두 220곳으로, 한 곳도 빠짐없이 집단 휴원에 들어 간 것으로 파악됐다.
그러나 문을 아예 닫는 것이 아닌 보육교사들이 연가를 내는 방 식인 데다 일부는 휴가를 반납하고 정상 출근하면서 당초 우려 했던 보육 대란은 발생하지 않았다.
어린이집들은 지난 21일부터 가정통신문을 통해 휴원 계획을 알리며 부득이 희망 학부모에 한해 희망 보육을 신청하도록 안 내했다.
때문에 아이를 어린이집에 맡기고 출근하는 학부모들은 안도하 면서도 보육교사들의 처우 개선 등이 필요하다는 생각에 대체로 공감하는 모습이었다.
학부모 박모(35)씨는 “보육교사들이 학부모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있다”며 “보육료 인상과 보육교사들의 처우 개선 등을 통해 양질의 교육이 이뤄질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 다른 학부모 강모(38)씨는 “나라에서 무상보육을 약속했다가 다시 지역 교육청으로 전가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얼른 합리적 인 방안을 찾아 국민들의 일상이 혼란스러워지는 일이 더 이상 없으면 좋겠다”고 토로했다.
한애경 제주도민간어린이집연합회장은 “정부가 2015년까지 영 아반 보육료를 30만원까지 올려주기로 하는 등의 약속을 지키 지 않고 있어 불가피 동맹 휴원을 결정했지만 교육청과 정부간 보육료 책임 공방까지 겹쳐 우리도 난감한 입장”이라며 “하지만 학부모들의 걱정을 최소화하기 위해 일부 교사들은 휴가를 반납 하고 아이들을 돌보고 있다”고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한 회장은 이어 “이번 집단 휴원이 어린이집의 현실을 제대로 알 릴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며 “지역사회에서 휴원 투쟁에 들어간 어린이집들을 이해해주고 응원해 줬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덧붙였다.